킹 특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는 비핵화를 논의하는 채널과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채널이 별도로 있으며 두 사안은 서로 연계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킹 특사는 또 “북핵 6자회담의 의제로 북한 인권문제가 포함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북한 인권문제는 북·미 양국간에 다뤄질 의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7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연락그룹을 만들어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어 “지난 2년 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 측을 상대로 인권문제를 이야기했으며 북한 측은 미국의 관심과 우려를 알고 있다”며 “북한인권과 관련해 북한과 별도의 대화를 갖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킹 특사는 다만 “우리는 북한과 미국간의 전반적인 관계개선이 북한의 인권상황에 달려있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인권상황과 관련해 좋은 기록을 가진 나라와 대화하기가 훨씬 쉬우며, 북한의 경우 분명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또 “지금은 6자회담이 열리지 않은 상황”라며 “6자회담이 열리면 그때 가서 인권문제를 (의제로) 추가할 수 있는 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킹 특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지난달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내놓은데 대해 “우리는 유럽연합, 일본과 함께 조사위원회 결과를 반영한 결의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 인권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매우 지지한다는 입장”이라며 “만일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지지할 것이지만 지금 우크라이나와 같은 현안이 많은 상황이어서 안보리 논의가 생산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미국은 중국과도 북한 인권문제를 폭넓게 논의하고 있으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케네스 배씨 석방문제와 관련, 킹 특사는 “지금까지 수차례의 기회를 이용해 배씨의 석방을 요청해왔다”며 “우리는 북한 당국이 조속히 배씨를 사면하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석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측에 배씨 석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표명해놓은 상태”라며 “두 차례 초청을 받았다가 철회됐지만 나의 이 같은 입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강조하고 “배씨가 풀려날 것이라는 데 대해 희망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자신에 대한 방북 초청을 철회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에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최근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 등이 북한과 미국의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데 대해 “우리는 미국 적십자와도 대화를 나눴으며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결의안 내용이 진척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킹 특사가 이달 17∼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위 제25차 세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17일 북한의 인권 조사 보고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킹 특사는 이 회의에서 보고서에 기술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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