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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2일 새해 예산 및 입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외신기자클럽 강연을 통해 4대 외교원칙을 천명하며 '통 큰' 포용력과 안정적 국정능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씨가 선대위에 합류함에 따라 'DJ 적통성'도 부각시켰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예산 및 입법과제 점검회의'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년 예산에 12조원을 확보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일자리와 반값등록금ㆍ무상보육ㆍ노인복지ㆍ하우스푸어 지원에 더 많은 예산이 배분되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국정경험과 제1 야당의 정치적 기반 위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등 핵심공약을 예산과 법안으로 실천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문 후보는 선대위 회의에서도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유불리를 계산하지 말고 통 크게 국민을 보고 나가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성경 구절을 인용해 "음식을 많이 담을 수 있는 것은 큰 그릇이 아니라 빈 그릇으로 마음을 비우고 임하자"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 지지자를 자극할 수 있는 공격도 일절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안 후보보다 아홉 살 많은 문 후보가 넉넉한 형님의 모습을 강조한 데 대해 우상호 공보단장은 "단일화 합의 후 지지도, 적합도, 경쟁력 조사 등 전체적 흐름에서 상승세로 범야권 지지층이 문 후보의 안정감과 적합도를 주목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후보 측은 새누리당에서 전날 '안 후보 캠프가 여론조사기관에 돈을 풀었다'는 말이 나온 데 대해 "발언이 거짓이면 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안 후보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문 후보는 외신기자클럽에서는 ▦평화선도 ▦균형 ▦국제협력 ▦국민참여 등 4대 외교원칙을 발표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제적 기준과 절차에 맞게 재협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저녁에는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 고문 받은 내용을 영화화한 '남영동 1985' 시사회에 안 후보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문 후보 측은 김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이날 선대위 합류를 선언하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지난 8일에 이어 지지 의사를 재차 피력해 민주당 지지층과 호남 표심 결집에 고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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