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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참나무시듦병 비상

지난주부터 나무마다 ‘끈끈이’설치 작업에 분주

최근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노란색 비닐로 칭칭 감긴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비닐의 정체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참나무시듦병을 예방하기 위한 일종의 끈끈이인 ‘롤트랩’.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녹아 사라지는 롤트랩은 나무 안에 잠복한 해충이 밖으로 나와 다른 나무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고 반대로 밖에서 벌레가 들어오는 것도 막아준다.

참나무시듦병은 광릉긴나무좀이라는 벌레가 옮기는 라펠리아라는 이름의 곰팡이 균이 원인으로 곰팡이가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만드는 병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참나무시듦병 방제처리를 한 나무는 총 7만5,682그루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무려 7만5,156그루가 모두 북한산과 도봉산에 있는 나무들이다.



유독 북한산에서 참나무시듦병이 유행하는 이유는 참나무 중에서도 추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신갈나무가 많기 때문이다. 광릉긴나무좀은 죽어가는 나무를 주로 공격하는데, 기후 변화로 기온이 날로 따뜻해지고 강수량도 늘어나면서 약해진 신갈나무들이 병해충의 타깃이 됐다.

정영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참나무시듦병이 전국적으로 유행한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며 “역학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일본에서 들어온 라파엘라균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변종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서울국유림사무소에서 산림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암 계장은 “북한산은 지난주부터 방제를 시작했는데 피해를 입은 나무들을 많이 봤다”며 “다행이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피해가 약해 방제 대상 나무를 줄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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