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이 '10cm 소녀' 아리에티로 뜨겁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감독 요네바야시 하로마사·제작 스튜디오 지브리)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7월17일 개봉 1주차에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3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 재탈환했다. 2주차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셉션>에 1위를 내줬다가 되찾은 것. <마루 밑 아리에티>는 9월말이면 100억엔(약 1,4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화의 흥행에 따라 일본 도쿄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리에티'전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5일까지 약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영화 속 주인공 아리에티와 교감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19일 국내 취재진에 공개된 '아리에티'전은 영화 속 주인공인 '소인' 아리에티의 생활공간을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거실 주방 욕실 침실 등의 세밀한 묘사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예를 들면 일반인의 손목시계의 몸체가 벽걸이 시계로 탈바꿈 돼 있거나 각설탕 한 조각이 1년치 설탕 소비량이라는 식이다.
도쿄 외곽 미타카노모리에 위치한 '지브리 미술관'도 마찬가지. 애니메이션 마니아가 아니라도 관광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2,000명의 관람객을 입장시키는 철저한 예약제에도 연일 매진이다. 2001년 개관한 이 미술관은 일본인을 그리고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지브리 표' 애니메이션의 탄생 과정을 오밀조밀하게 보여준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습작을 보며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원령공주><이웃집 토토로> 등 주옥같은 이들의 작품 속에 새로운 주인공 아리에티가 추가됐다. 초기 캐릭터에서 변천과정을 보여주는가 하면 현대미술관과 반대로 일반인이 아닌 소인의 시선에서 만든 세트도 공개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교체돼 이곳에서만 상영하는 7편의 단편 애니메이션도 이곳을 찾게 하는 이유다. 20일 상영작은 러닝타임 13분의 <츄즈모>. 산골마을의 노부부와 스모를 하는 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마루 밑 아리에티>는 마루 밑에서 인간의 물건을 몰래 빌리며 살아가는 소인의 세계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깨고 인간 세계에 뛰어든 10cm 소녀 아리에티의 모험담을 그린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9월9일 국내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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