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몇몇 유럽 이동통신 회사들이 최근 몇 달 사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회에 애플의 재품 공급 관행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의 통신사가 이번 일을 주도했으며, 다른 유럽 국가 통신사들도 관련돼 있다고 보도했다.
안토인 콜롬바니 EU 경쟁담당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공급 사례들을 활발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공정 경쟁에 반하는 시도가 발견될 경우 집행위원회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 통신사들로부터) 공식적인 제소는 없었다"며 공식적으로 조사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EU는 이동통신사와 애플 간의 계약 내용을 중점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들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공급하면서 일정 수준의 보조금과 마케팅 계약을 요구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이동통신사가 애플에 지불하는 보조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EU 경쟁위원회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만을 위한 특정 수준의 보조금과 마케팅 계약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통신사들이 애플 등 휴대전화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유럽 국가들 사이 관행이었지만, 애플은 독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요구해 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이 경쟁사보다 더 많은 보조금과 마케팅 계약을 요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이 분야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위원회가 애플에게 (반독점법과 관련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장은 과거 몇 년 간 구글, 삼성 등 IT 업계 대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전력이 있으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는 10년 이상 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 6일 벌금 5억6,100만 유로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 대해 나탈리 케리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EU를 포함해 사업을 벌이는 모든 지역의 현지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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