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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GA, 석연찮은 룰 판정 '눈총'

발렌타인챔피언십 경기委 라운드중 티 마커 옮겨 논란일자 "1야드는 문제없다" 해명

미국 PGA투어 멤버 앤서니 김이 16일 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제주=발렌타인챔피언십 제공

"1야드 정도밖에 안되고 더구나 패널티(Penalty)를 받아야 하는 선수도 없는 상황이라 문제 없다." "거리에 관계없이 일단 움직였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PGA투어와 함께 세계 양대투어로 인정 받고 있는 유럽투어 경기 위원회가 석연찮은 조치와 룰 판정으로 신뢰를 잃었다. 발렌타인 챔피언십 2라운드 잔여경기에 이어 3라운드가 펼쳐졌던 지난 15일 낮 12시20분께 핀크스 골프클럽 10번홀. 인코스부터 3라운드를 시작하는 마지막 조 선수들이 티 샷 하기 직전 경기 위원이 오른쪽 티 마커를 앞쪽으로 약 1야드 정도 옮겼다. 오전에 치러진 2라운드 잔여 경기용 위치에서 3라운드 위치로 옮기지 않았다가 나중에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갤러리들이 문제를 제기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측이 유럽투어 경기위원회에 문의하자 위원회는 존 패러머 위원장 명의로 '티 마커가 잘못된 위치에 놓여 있어 바로 잡았으며 옮긴 거리가 1야드 정도로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골프 룰 33조2b에 '(라운드가 하루이상 걸려 각 경기 일자별로 다른 홀과 티잉 그라운드를 준비할 경우) 모든 경기자가 동일한 위치에 있는 각 홀과 티잉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 엄격히 따지면 티 마커 이동은 룰 위반이며 선수 중 누군가 심각하게 클레임(Claim)을 제기했다면 3라운드 취소를 논의해야 할 사안이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에서는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는 중 티 마커가 10야드 정도 당겨지면서 전날 조건과 달라진 것이 발견돼 1라운드가 취소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 위원회가 판정했으면 따라야 한다"는 의견 속에 '외국 유명 선수들이 출전한 큰 잔치에 소란을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가 우세해 선수들 중 누구도 클레임을 제기하지 않았고 결국 티 마커 이동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룰 적용에 대한 사례를 담은 제정 집에 '라운드 취소는 심히 불공정한 경우에 한다'는 조항이 있으며 이번 티 마커 이동은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아 경기위원회의 결정에 무리가 없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 도중 티 마커를 움직인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세계 양대 투어로 꼽히는 유럽투어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한편 16일 펼쳐진 대회 마지막 라운드는 국내투어 선수들 대부분 중위권 이하로 처져 10위 내에 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가운데 배상문(23ㆍ캘러웨이)이 이날 4언더파를 보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했다. 모중경(37ㆍ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강욱순(42ㆍ삼성전자)이 6언더파 282타로 동률을 이뤘고 양용은(36ㆍ테일러메이드)과 석종률(40ㆍ캘러웨이)은 3언더파 285타, 김경태(22ㆍ신한은행)는 4오버파 292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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