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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금융 재편 명확한 업무분담부터

산은금융지주ㆍ기업은행 보유지분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면서 정책금융 개편방안도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인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산업ㆍ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유지하되 정책금융기관 간 기능중복을 최소화한다는 게 골자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얽힌 실타래를 풀고 기능을 재조정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마냥 미뤄서는 곤란하다. 감사원과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 등에서도 나름의 개선안을 제안한 만큼 하루 빨리 밑그림을 완성해 경제 살리기를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정책금융 부문이 갈라져 나온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은 신성장동력산업 등 지원 분야에서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기업 여신, 해외자원 개발, 선박ㆍ항공기금융 기능도 중복되고 저금리 대출경쟁까지 벌여 정책금융공사에서 대출을 받아 산은 대출을 갚는 일까지 벌어질 정도다. 이는 정책자금의 쏠림 현상과 모럴해저드만 심화시킬 뿐이다. 수출지원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수출입은행ㆍ무역보험공사ㆍ정책금융공사 간에도 업무중복이 심하고 감독부처들의 사전ㆍ사후관리가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책금융 체계를 대외산업ㆍ대내산업ㆍ중소기업 등 세 분야로 재편하라는 국가미래연구원의 제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외 부문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통폐합, 대내 부문에서 산은ㆍ정책금융공사 결합, 중소기업 부문에서 지원기관들의 업무영역 특화가 그 예다.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ㆍ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현 보증ㆍ대출 체제를 유지하더라도 중복지원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원 대상 영역을 특화하고 정보공유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번에는 정책금융기관들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기대만큼의 효율적인 개편안을 마련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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