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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내년 분양일정 '시계제로'

연말 사업도 잇단 연기…계획수립 손놔<br>"현금 확보하자" 일부 부지 매각도 검토

“사업지 별로 분양성을 따져 분양일정을 잡는 시기인데 요즘은 사업지를 팔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D건설 주택영업본부장) 건설 회사들이 사상 초유의 경기 침체로 내년 분양일정을 잡는 작업에 아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설 회사들은 이 달 중순부터 시작해 12월까지 분양일정 등 내년 사업계획을 완성한다. 그러나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 연말 예정됐던 분양 계획들마저 줄줄이 연기되면서, 내년 분양 일정은 아예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다. 오는 11월 예정됐던 김포한강신도시 동시분양은 사업성 및 인허가 문제로 내년 상반기로 분양이 미뤄졌으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이 사업은 경남기업과 우미건설 등 8개 업체가 김포한강신도시에 총 5,200여 가구를 동시 분양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 동시분양 참여업체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환율, 금리, 분양성 등을 모두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점에서 분양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들 업체들이 동시분양을 계획한 이유는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동시분양을 통해 흥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였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이 같은 전략이 통할 수 있지만, 최근처럼 분양시장에서 조차 매수세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대규모 물량이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첫 분양한 우남퍼스트빌의 경우에도 전매제한 완화 등의 혜택을 받아 높은 청약경쟁률이 예상됐으나 4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는 등 당초 예상보다는 큰 흥행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연말 예정됐던 김포 고촌 신곡지구, 용인시 처인구 등에서의 대규모 아파트 분양도 내년 일정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 해당 건설 회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분양일정 잡는 건 아예 뒷전이고 사업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는 상황. B건설 관계자는 “무리한 분양보다는 보유 사업지 가운데 매각할 사업지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주력 사업지에 집중하면서 건실화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내년 분양시장에서는 아주 저렴하거나 유망한 물량이 아니면 성공을 하지 못하는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더 또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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