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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18일 국회에서 원로중진 연석회의를 열고 문희상 의원을 내년 초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문 의원은 이에 따라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의 탈당 파문으로 내홍을 겪은 당을 수습하고 당 대표 경선과 경선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지휘하게 된다. 문 신임 비대위원장은 1년 8개월 만에 당의 비대위원장에 오르게 되고 박 위원장은 취임 40여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다.
새정치연합은 이르면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연석회의 결과를 보고한 뒤 박 위원장의 임명 절차를 밟아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선출할 계획이다. 문 의원 추대는 당내 최대 계파로 꼽히는 친노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의원총회에서의 추인 과정 역시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것은 지난 2012년 말 대선 패배 이후 문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역임한데다 계파 색채가 강하지 않고 5선 의원의 정치적 연륜을 지니고 있어 관리형 리더로서 무난하게 당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당 외곽 청년 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중앙회장을 세 차례 역임하고 1992년에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승리에 기여한 문 의원은 참여정부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당청 관계 수립과 참여정부 국정로드맵 작성을 주도하며 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는 등 원로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08년에는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어른'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당초 문 의원은 나이와 건강 등을 이유로 비대위원장직 추대를 고사했지만 이날 연석회의에 참석한 당의 중진 및 원로들의 설득으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문 의원과 함께 유력한 비대위장으로 거론됐던 이석현 의원은 이날 아침 동료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의원을 지지했다. 이 의원은 문자메시지에서 "저는 세상이 다 아는 무계파로서 계파 간 화합을 위해 중재 조정해야 할 사람이 마치 그 계파경쟁의 한 축이 돼 있는 것처럼 비칠까 우려됐다"며 "사견으로는 문 의원이 당의 위기관리를 잘 해내실 분으로 기대한다"고 문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노갑·김원기·김상현·이해찬·한명숙 등 22명의 상임고문단과 전직 원내대표, 국회 부의장단이 참석했다. 오충일·안철수·이석현·박상천 상임고문 등은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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