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그 나라의 문화재로 손꼽히는 장소를 방문하게 된다. 문화재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읽을 수 있고 그 장엄한 광경과 역사적 의미를 통해 감동을 받게 된다. 비록 역사를 모를지라도 문화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 즐거움을 찾곤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재에는 사람들을 끄는 암묵적인 힘이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개선문, 로마는 콜로세움, 중국은 만리장성 등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가 있으며 국민들은 자국의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키면서 '방임'이 아닌 '지킴'으로 문화재의 역사성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동네의 작은 문화재까지도 지역 주민들이 주도해 보존하고 관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국보1호 숭례문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문화재는 '그냥 놔두면 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2008년 2월 방화로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고서야 문화재 보존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
숭례문 복원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태조 7년(1398)에 완성된 후 세종 29년(1447)과 성종 10년(1479), 두 차례에 걸쳐 크게 수리된 후 일제강점기 직전인 1907~1909년 사이에 일제에 의해 좌우 성벽이 헐리면서 몇 차례 모습이 바뀐 역사가 있다. 문화재는 지켜도 보존하기가 힘든데 내버려두면 훼손돼 다시 그 위용을 되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우리는 숭례문을 통해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문화재청에서는 4월과 10월 넷째 주 토요일을 '내 고장 문화재 가꾸기의 날'로 정해 기업과 시민들이 문화재 보호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제는 내 고장 문화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지난주 말 국보 1호 숭례문 복구기념식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국보로 지정된 다른 문화재는 잘 관리되고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더 나아가 국보로는 지정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소중한 여러 문화재들이 이렇게 숭례문처럼 관심을 받고 있을까 궁금했다. 우리의 역사를 품고 있는 문화재는 숭례문만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들을 지키고자 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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