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점이 다른 음식점의 메뉴를 단순히 흉내만 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분식점이라도 뛰어난 맛과 차별화한 인테리어 및 서비스가 있어야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퓨전 분식점 ‘마쪼(www.mazzo.co.kr)’를 운영하는 마쪼푸드F&B의 정광섭 대표는 분식전문점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천편일률적인 메뉴로 영업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한다. 기존 우동전문점이나 김밥전문점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마쪼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비결도 현대식으로 퓨전화한 메뉴와 일반적인 분식집의 분위기를 벗어난 인테리어에서 찾을 수 있다. 마쪼에는 ‘마운틴 포테이토롤’, ‘베트남 쌀국수’, ‘간장소스 해산물 볶음우동’, ‘크림 스파게티’ 등 일반 분식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들이 상당수 있다. 이처럼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메뉴를 통해 20대 여성 고객층을 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마쪼는 또 3개월마다 부진한 메뉴 한가지를 제외하고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며 설령 부진한 메뉴가 없더라도 6개월에 한번씩은 메뉴 하나를 의무적으로 교체한다. 음식점 주인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변해가는 고객들의 입맛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새로 기획된 메뉴는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시식을 거친 후 수정하거나 선별해 매장에 선보인다. 정 대표는 “메뉴를 바꾸지 않고도 3~4년 가량은 그럭저럭 매출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음식 트렌드가 변하면서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라며 “따라서 문제가 없더라도 메뉴를 끊임 없이 교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쪼의 주방에서는 조미료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모든 메뉴는 가쓰오부시와 파ㆍ양파 등 천연재료로만 맛을 낸다. 정 대표는 “웰빙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꺼리는 젊은 고객들이 많이 있다”며 “한 번 맛보고 조미료가 안 들어갔음을 알아채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한 소스도 맛의 비결이다. 독자적인 소스 및 육수 개발에 주력해 고추장을 숙성시켜 만든 고추장 소스와 천연재료를 이용한 메밀국수장 등을 만들었다. 20대 여성을 겨냥해 음식의 맛은 물론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다. 밝은 조명과 재미 있는 벽면 그림, 천장에 있는 큼지막한 메뉴판 등을 통해 분식집보다는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릇도 철저하게 여성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태국에서 들여온 멜라닌 그릇은 화사하고 예쁜 디자인으로 음식의 맛을 더해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4시간 영업과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마쪼를 다른 분식점과 차별화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면서 새벽에 야식을 위해 분식점을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야간에 재료를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오전 시간에 주방이 덜 바쁘다는 점도 24시간 영업의 장점이다. 정 대표는 지난 1999년 충무로 인근에서 우동전문점을 운영하면서 당시로서는 생소한 24시간 영업방식을 도입했던 경험이 있다. 정 대표는 당시 80㎡ 정도의 작은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통해 월 6,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정 대표는 “24시간 영업을 하면 고객은 언제든지 그 집에 가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특히 심야에 찾아온 손님이 점심시간에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쪼는 모든 메뉴를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테이크아웃 용기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로 바꾼 후 인근에 직장인이 많은 종로점의 경우 아침에 테이크아웃 메뉴를 찾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식재료 등 원자재 가격을 낮춰 가맹점주의 수익을 높이는 것도 정 대표가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소스류를 자체 제작해 사용하고 있으며 해산물 등을 직수입해 식자재 비용을 크게 낮출 계획이다. 모든 재료도 교통 혼잡이 없는 새벽시간에 가맹점에 배달해 시간 및 비용을 절약할 방침이다. 현재 마쪼 가맹점은 직영점인 종로점을 제외하고 3곳이 있으며 이달 중순 이대와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달 말쯤에는 대치ㆍ안양ㆍ중곡점 등 3곳이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올해 가맹점을 30~40개 수준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150~200개 정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년 정도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다진 뒤 장기적으로 해외진출도 시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시장조사를 통해 현재의 메뉴와 가격으로 중국이나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쪼의 창업비용은 66㎡(20평) 기준으로 인테리어 3,200만원, 가맹비 500만원, 주방설비 600만원, 집기류 525만원 등 모두 6,210만원 정도가 든다. 99㎡(30평)의 경우 인테리어 4,800만원, 주방설비 700만원 등 8,230만원의 창업비용이 소요된다. 한편 정 대표는 전화국 직원에서 의류도매업자, 우동전문점 사장을 거쳐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가 된 독특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평범한 전화국 직원으로 있던 정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동대문에서 의류도매업에 나섰다가 IMF 외환위기를 맞아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후 우동전문점을 운영해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우동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자 업종 변경을 고민하다가 ‘월등한 점포를 만들자’라는 생각에 현재의 마쪼가 탄생했다. 정 대표는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꼼꼼한 업무 파악과 철저한 장부 정리를 강조한다. 그는 “점주가 주방에서 홀까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매장이 제대로 운영된다”며 “또 하루하루 장부를 일기 적듯 필사적으로 정리해야 영업 현황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입출금 및 매출 내역 등을 빼곡하게 정리한 장부를 메뉴 개발이나 영업전략 수립에 참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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