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지난해 이미 대통령께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12월 3%라는 현실성 없는 경제 전망치를 발표해 혼선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퇴임을 앞둔 지난 6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나는 경제전망을 좀 비관적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이미 대통령께 '한국경제가 (2009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최근 한 사석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제주체들이 더 위축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건의해 3%라는 성장률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올해 경기 급락을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미 예상했음에도 현실을 정확히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정부는 윤증현 신임 장관의 취임을 앞두고 이미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는 작업에 들어갔다. 강 장관은 이어 감세와 재정확대가 성장률을 1%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당초 정부 예상도 "같은 재정지출을 해도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탄력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거리를 뒀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정부의 공식 발표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강 장관은 "올해 한국 성장률이 -4%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4.2%라는 데 왜 그것이 8.2%포인트 오른 것이냐"며 "경제성장률은 전년 기준이나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최근 IMF 성장률 전망치를 전기 대비로 분석해 'V'자 반등을 강조했지만 강 장관은 "오해만 살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위기가 기회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금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나면 한국의 위상이 바뀌고 앞으로는 G20이 G7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임 중 최대 시련을 안긴 고환율 정책 논란에 대해 그는 재차 "나는 고환율론자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유지가 중요하고 궁극적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파산한다"고 말했다. 주도적으로 추진한 감세정책에 대해서는 "대선 이전부터 대통령과 같은 생각이었다" 며 "다른 나라보다 세금부담이 커 지난해 감세는 경기와 상관없이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종합부동산세 폐지 방침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충분한 교감 속에 세워진 것임을 의미한다. 그는 "감세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국민의 행동을 다르게 할 정도로 국가경쟁력 강화 효과가 대단하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재정지출이 파워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감세의 힘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재정건전성 걱정이 많은 데 세계 경제에 지금 비상이 걸렸다"며 경기부양이 훨씬 시급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어 "골프를 해야 소비 분위기가 풀릴 것 같다"는 건의를 최근 대통령에게 했다고 전했다. "설렘으로 와서 재정부 직원들과 불같이 일했다"고 소회를 밝힌 강 장관은 러시아 국민시인 알렉산데르 세르게예비치 푸슈킨의 시를 인용하며 "지나간 것은 그리우나 새로운 내일을 위해 가는 것이듯 아쉬워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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