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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제값 받기' 나선다

[2012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br>올 美시장 세계 車메이커들의 전쟁터라지만…<br>출혈 마케팅 휩쓸리지 않고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주력<br>첫 공개된 벨로스터 터보 신형 그랜저 큰 관심 받아

현대·기아차는 아반떼의 '북미 올해의 차' 수상을 계기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9일(현지시간) 개막한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현대차 부스에 전시된 아반떼 전기차(위)와 기아차 부스의 K5. /디트로이트=맹준호기자

"출혈 마케팅에 휩쓸리지 않고 '제값 받기'에 나설 계획입니다."(현대ㆍ기아차 관계자)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제값 받기'에 나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코보(COBO)센터에서 개막한 '2012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만난 현대ㆍ기아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계 유수 업체들의 할인ㆍ인센티브 등 출혈 마케팅이 예상되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고 제값 받고 차를 팔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북미 자동차시장이 침체를 벗어나 지난해 10%가량 성장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이날 프레스 프리뷰와 함께 개막했다.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업체와 미국ㆍ유럽ㆍ일본 업체들은 미국 자동차시장 회복에 대한 큰 기대감을 안고 대거 디트로이트에 집결했다.

디트로이트에 모인 세계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빅3,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도요타 등 일본 업체, 유럽의 강자 폭스바겐, 그리고 현대ㆍ기아차가 피할 수 없는 일전을 겨루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올해 미국 시장은 세계 유수 업체들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면서 "시장이 재편되는 시기에 누가 승기를 잡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다양한 신차와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현대ㆍ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제값 받기'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자"고 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방침과 맥을 함께 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제품의 디자인과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전략이기도 하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품질과 성능ㆍ디자인이 향상된 데 비해 브랜드 이미지는 아직 낮다고 판단한다"면서 "판촉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뉴욕 타임스 스퀘어, 슈퍼볼, 아카데미 시상식 등 대형 이벤트 광고를 진행하고 기아차는 미국 프로농구(NBA)와의 연계 마케팅을 강화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파할 계획이다.

현지에서는 현대ㆍ기아차가 호평을 얻고 있다. 총 20대를 전시한 현대차의 부스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된 '벨로스터 터보'와 함께 신형 그랜저(미국명 아제라)도 큰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는 모터쇼 직후 신형 그랜저를 미국에서 시판해 에쿠스ㆍ제네시스와 함께 고급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총 19대를 준비한 기아차 부스의 메인 전시차는 'K5 레이스카'와 'K5 하이브리드'다. 지난해 9월부터 현지생산에 들어간 K5(미국명 옵티마)는 최근 월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미국인들의 '관심 차종'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기아차는 내년 옵티마가 미국 중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차시장에 흐르는 뚜렷한 기류는 준중형급 이하 차량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인들도 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급속하게'실속'으로 기울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서 17만대 넘게 팔린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동급 다른 차에 비해 탁월한 경쟁력을 지녀 올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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