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여야 거물들의 ‘빅매치’가 치러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사실상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통합민주당 등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출마를 스스로 검토하거나 당내에서 전략 공천 압박을 받고 있다. ◆ 박진 3선 도전에 정동영 등 출마 관심=한나라당은 이 지역 현역인 박진 의원을 단수 공천후보로 압축했다. 3선에 도전하는 박 의원은 당내 외교ㆍ안보통으로 꼽히고 있으며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박 의원 측은 국회 입성 후 처음으로 거머쥔 여당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태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종로구의 정책 결정 라인이 모두 한나라당인 만큼 당내 실세로 꼽히는 박 의원의 수성이 지역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는 점을 최대한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유승희 의원(비례대표)이 2년 가까이 지역을 다져왔다. 서울 지역에 흐르는 전반적인 한나라당 강세는 인정하면서도 종로에는 거물 정치인보다 생활 밀착형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민선1기 구청장인 정흥진씨도 고정표를 앞세워 공천 신청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종로에 나설지 여부다. 당사자들의 원내 재입성이 필요할 뿐더러 당내 일각에서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탓에 거물급 정치인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당내 검토 사항이다. 창조한국당에서는 문국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종로에서는 박 의원과 옛 여권 대선주자들이 맞붙는 다자구도가 형성된다. 자유선진당에서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이 당선인에 대한 검증 공방을 주도했던 정인봉 변호사가 당적을 옮겨 준비 중이다. ◆ 대통령 2명 배출한 ‘정치 1번지’=종로는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의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지역 출신 의원들이 모두 정계 거물로 성장하는데다 특히 지역구 의원 가운데 대통령을 2명(노무현ㆍ이명박) 배출했다는 점 등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에도 불구, 김홍신 후보를 내세운 열린우리당이 패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19개동 전 지역에서 이 당선인이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측은 종로 지역에 호남 출신이 30% 이상일 정도로 호남세가 강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의원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엣 여권 후보가 누가 나서느냐에 따라 격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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