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농업 지원책은 '고기(지원금)' 대신 '고기 잡는 법(농업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이어야 됩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이들 나라에 대한 농업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농촌진흥청이 우리의 선진 농업기술 전수와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기아극복, 빈곤타파, 농업·농촌개발 등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김재수(53·사진) 농진청장은 "우리가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다양한 원조를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다른 어려운 나라를 도와야 한다"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의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에서 이들 나라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고 정치ㆍ외교적 영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농업기술에 대한 개도국들의 관심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우리의 농업기술은 세계 여러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자(2008년6월), 우간다 부통령(2008년11월), 탄자니아 총리(2009년9월)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우리의 농업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해 왔습니다. 이미 필리핀·미얀마·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와 농업기술 전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30개국 에서 189명을 초청해 교육도 시켰습니다. -국제농업기술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계 인구 가운데 10억 명은 하루 1달러, 25억 명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 빈곤층입니다. 세계 빈곤인구의 3분의2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지요. 따라서 농업을 발전시키면 자동적으로 기아와 빈곤을 어느 정도 해소 시킬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한국을 경제성장의 모델로 삼고, 특히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배워 기아와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국가들이 많습니다. 우리도 자급자족을 못해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OECD개발원조위원회 가입국가가 된 만큼 이들을 적극 지원해주는 게 맞고 또 지원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진청이 해외에 설치한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개도국 현지에서 지속형·맞춤형 농업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농사기술이 뛰어납니다. 베트남에 이를 이용한 신선한 채소 재배기술과 단수수·자트로파 등 바이오에너지 작물기술을 전수해줬습니다. 또 미얀마에는 콩 육종사업 및 가공기술, 우즈베키스탄에는 사료작물ㆍ시설원예기술, 브라질에는 버섯재배기술, 파라과이에는 참깨 재배기술 등을 전수했습니다. 현지 사정에 맞고 또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난해까지 베트남·미얀마·우즈벡·케냐·브라질·파라과이 등 6개 나라에 KOPIA센터를 설치했고 올해는 캄보디아·필리핀·DR콩고·알제리 등 4개 나라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농진청이 아시아농식품기술협력 (AFACI)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AFACI는 세계 빈곤인구의 3분의2가 있는 아시아 각국의 농업발전을 모색하는 기구입니다.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했으며 필리핀 등 12개국이 회원사로 있습니다. 지난 4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1차 총회에서는 12개국 회원국과 파키스탄과 미얀마가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이 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의장국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ㆍ아프리카 농업기술협력(KAFACI)도 추진한다면서요. ▦우리의 농업기술과 농촌개발 경험을 가난한 대륙인 아프리카로 확대하는 것이지요. 모로코·세네갈·수단·가봉·이집트·가나·튀니지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는 11월 한ㆍ아시아·아프리카 농업기술협력 포럼이 예정돼 있는데 벌써부터 DR콩고·알제리 등 여러 나라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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