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7일 2차 시범운송의 현장점검 결과를 설명하면서 "본계약 체결을 위해 필요한 사항은 대부분 확인됐다"며 "7부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북한 나진항까지 철도로 운송하고 나진항에서 선박을 이용해 포항·광양 등 국내 항만으로 들여오는 사업이다. 우리 정부는 동북아·유럽 물류통합 구상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을 위해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5·24 대북 제재조치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설립한 합작기업 '나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49%를 우리 기업인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1차 시범운송에 이어 지난 16일부터 2차 시범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기업 및 발전사 실무자,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점검반은 17일부터 23일까지 북한 나진항에서 2척의 화물선 동시 접안, 여러 종류의 유연탄 분류·처리 등 물류환경을 점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점검 결과에 대해 "철도는 관제센터 같은 시설이 일부 보완됐고 항만도 지난 1차 시범운송 때보다 선적·하역능력이 많이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며 "이제 본계약을 위한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러시아 극동항을 기준으로 삼아 유연탄 가격, 운송비용 등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업 확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시범운송을 진행 중인 유연탄 외 운송품목 확대 및 나진항 일대 인프라 투자에 대해 "논의에 따라 검토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러시아·북한이 적극적인 입장인 만큼 성사 여부는 우리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면서 "러시아산 유연탄의 물류비용 절감과 같은 경제적인 효과 외에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첫걸음, 남북러 다자간 협력사업의 첫 성과 등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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