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기아차 생산직 직원 A(34)씨가 수억원대에 이르는 채용사기를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해 피해자와 공범 의심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 노조간부인 A씨는 지난 11일 잠적한 상태여서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2004년 채용비리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 만에 또다시 채용 관련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노조와 사측은 당혹스러워하며 경찰의 수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는 이날 "노조 자체조사 결과 잠적한 모 조합원이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는 현장 유언비어가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경찰 조사를 지켜보며 연관자들에게 일벌백계를 요구하겠다"며 "다만 유언비어 확대 재생산을 자제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사측도 즉각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면 회사 차원에서 엄중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실제로 채용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2~3년 전부터 대의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개인 간의 채무관계를 이용해 '채용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인사와 관련된 모든 것은 서울 본사에서 처리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은 생산직도 광주공장에서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사측의 즉각적인 대응에는 2004년께 채용비리 사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2004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간부와 직원 등 130여명이 채용 비리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거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특히 채용 비리의 핵심 인물이었던 전 노조지부장과 수석부지부장은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들은 조합 내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수천만원의 돈을 조직적으로 받았다.
당시 사상 최대 채용비리 사건으로 기아차 노조는 물론 노동운동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다. 현 기아차 노조의 한 간부는 "아직 경찰 조사 중인 사안으로 '한 사원의 사기'이지 '채용 비리'는 아니다"라며 "추측성 의혹 제기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광주 시민과 함께 자동차 100만대 생산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상황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주에서 기아자동차는 '신의 직장'으로 1억5,000만원을 줘야 생산직에 입사할 수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기아차는 공정별로 채용 계획에 의해 공개채용을 하고 있는데 광주공장은 지난해 라인 증설로 인해 400여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는 단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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