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화 환율은 30일(현지시간) 시드니 외환시장에서 1호주달러당 0.7727미국달러까지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미화 0.7886달러까지 반등하면서 하락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본격적인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호주달러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뉴질랜드달러화 가치도 이날 1뉴질랜드달러당 미화 0.726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11년 3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호주달러 가치의 이같은 하락세는 최근 들어 미 달러화가 모든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하고 덴마크가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립호주은행(NAB)의 시장전략 담당 이사인 개빈 프렌드는 “호주달러화는 앞으로 2년간 힘든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미화 70센트 중·후반대를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주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다음 주 정례 이사회를 앞둔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재작년 8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5%로 인하한 뒤 15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던 RBA는 애초 이번 정례 이사회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최근 호주달러화 하락폭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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