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각 상임위에서는 여야 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 내부적으로 집중해야 할 이슈를 정리하면서 증인·참고인 목록을 추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와 산업통상자원위 등은 롯데그룹에, 국토교통위는 '땅콩회항' 문제를 빚은 한진그룹에 각각 초점을 두고 있다. 고령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어렵겠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 등 주요 관련자들의 증인 채택은 기정사실화됐다는 반응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관할하는 보건복지위는 삼성병원 관계자 소환을 넘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증인채택을 검토 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무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여당도 신 회장 일가의 증인 채택 문제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롯데뿐 아니라 다른 재벌그룹의 총수를 부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위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모든 총수가 성역없이 국감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롯데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자칫 야당의 '망신주기' 국감 전략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롯데그룹의 경우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하지만 사안을 살피지 않고 지나치게 '재벌 망신주기' 식으로 증인 채택을 하는 데에는 반대"라며 "재벌 총수를 불러 뭘 따질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각 상임위별로 증인 신청 목록을 수렴한 뒤 11일 본회의 이후 여야 원내수석 간 회동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해외에 나가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이번주 중 국감을 앞두고 각종 원내 현안을 총점검하는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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