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 첫 뉴욕 증시 거래일인 1월2일. 다우지수는 9,034.69포인트로 지난해 말 보다 3% 폭등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해온 오바마 신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다음 거래일인 5일 8,000포인트대로 다시 밀리면서 신기루로 끝났다. 다우지수는 6일 9,000포인트를 간신히 회복했으나 이후 3월9일 저점 6,547.05포인트까지 하염없이 추락했다. #2. 리먼브러더스 붕괴로 증시에 패닉에 몰아치던 지난해 가을. 10월6일 다우지수 1만 포인트가 붕괴된 이후 뉴욕 증시는 거의 매일 3~4%씩 등락이 엇갈리는 극심한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10월8일 8,451,19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인 11월5일 다우지수는 9,139.27을 끝으로 그 해 다시는 9,000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했다. 리먼 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우지수 9,000포인트는 이렇듯 '무덤'이었다. 월가에서는 다우 지수 9,000포인트 안착이야 말로 향후 증시의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우지수 9,000 포인트 안착과 S&P 500 지수의 1,000 포인트 돌파가 연내에 가능할 까. 마법의 구슬을 가지지 않은 이상 증시를 정확히 예상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이번은 지난번과 분위기가 다르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크레딧스위스 등 주요 은행들은 지난 7월 중순부터 연말 목표점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증시 낙관론자들은 다우지수 9,000포인트를 삼수(三修) 끝에 재 돌파한 지금이 불 마켓(bull marketㆍ강세장) 초입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다우 9,000포인트 안착은 실패할 것이라며 지금이야 말로 차익실현에 나설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등 주요 은행들 연말 목표점 일제 상향 조정
일부선"경기 펀더멘털 약해 랠리 가능성 적어" 비관론도
"美금융가 대형악재 몰렸던'9월 징크스' 깰지도 주목" 뉴욕 증시의 다수지수가 9,000포인트를 재돌파 하기 며칠 전 월가의 라이벌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기 상반된 증시 리포트를 하루 시차를 두고 내놓았다. 지난 20일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번 랠리는 1982년 이후 가장 강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증시가 13% 상승할 것이라는 요지의 리포트를 냈다. 그는 연말 S&P 500지수 전망을 당초 940포인트에서 1,060포인트로 수정하고 에너지와 금융, 기술주의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S&P 500 연말 전망으로 1,100포인트를 예상했다가 2월 940포인트로 대폭 하향 조정한 이후 이번에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정했다. 이 리포트가 주목을 받은 것은 데이비드 코스틴이 월가의 대표적인 신중론자라로 평가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강세장의 여제'인 애비 코헨의 바통을 이은 인물이다. 코헨은 지난해 폭락 장세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강세장 신념을 굽히지 않다가 '뒷방'으로 물러났다. 그의 낙관론 전향은 증시 전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1일 모건스탠리는 골드만삭스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제이슨 토드 전략가는 '랠리, 그러나 팔 때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번 랠리가 지속 가능할 지 의문스럽다"며 "차익 실현을 위해 지금이 매도의 적기"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증시가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가 'V'자형의 강력한 회복 곡선을 그려야 하는데, 이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기업 실적과 경기 지표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 이하로, 휙 지나가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랠리를 이끌어나갈 기초체력(펀드멘탈)이 너무 약하다는 게 그가 판단한 약세장의 논리다. 토드는 "금융주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하겠지만, 지난 3월 랠리 초기 만큼의 강한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는 단기간에 S&P 500 지수가 950~1,000포인트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제했으나, 기존 연말 전망치 900포인트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이는 월가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전망치로 최근 2주 동안 월가 투자전략가들이 일제히 연말 목표점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와 큰 대조를 보고 있다. 앞서 연말 874포인트로 가장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던 영국계 바클레이즈는 지난 13일 연말 93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고, 역시 900포인트를 봤던 영국의 HSBC도 지난 24일 1,020포인트로 올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 전망과 관련,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내놓았다. 미국 금융시장은 유독 9월에 대형 쇼크가 몰아쳤는데, 투자자들이 이번에 '9월 징크스'를 깰지 주목된다는 내용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9월은 1929년 대공황, 1987년 롱텀캐피털매지니먼트(LTCM) 파산위기, 지난해의 리먼브러더스 붕괴 등 금융시장에 가공할 충격이 몰린 시기이다. 또 9월은 다우 지수가 연중 가장 실적이 저조한 시기이기도 하다. 반면 9월을 무사히 넘기면 10월에는 역사적으로 연말 랠리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도 WSJ은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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