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는 1일 제94주년 3ㆍ1절을 맞아 여성 독립운동가인 민영주 여사 자택을 방문해 국가 유공자 예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들 찾는 이례적 행보였다. 공식업무 첫날인 지난 달 27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위원회를 방문해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당초 비공개 일정이었으나 언론사에 방문 일정이 포착되면서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책임총리로서의 본격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정 총리는 27일 정부세종청사로 첫 출근하자 마자 간부회의를 소집해 “정부 부처가 행정 공백 없이 국정현안을 차질 없이 챙기라” 첫 업무지시를 내렸다. 오후에는 곧바로 2시간 가량에 걸쳐 각실 별 업무보고를 받고 주요 국정현안을 점검했다. 국회의 장관내정자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총리실이 주도해 국정운영을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특히 정 총리는 긴급 차관회의 소집을 지시하고, 이례적으로 차관급 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 총리 지시에 따라 각 부처는 국정 현안의 조치사항 및 계획에 대해 총리실에 매일 보고해야 한다. 더 나아가 범 부처 과제나 국정 주요과제의 추진 경과도 총리실과 협의하도록 지시하는 등 사실상 책임총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어 강한 총리실을 예고하고 있다.
조만간 있을 총리실 조직개편에서는 경제부총리가 부활되는 것과 별도로 기존 국정운영2실을 경제조정실로 신설, 일정 부분 경제정책까지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리는 헌법에 주어진 총리의 권한 중 제청권과 함께 통할권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간 이해관계로 정책추진이 지연되면 각 부처를 지휘, 감독하는 통할권을 행사해 책임총리로서의 역할의 하겠다는 게 총리실측 전언이다.
총리실 내부에도 정 총리의 광폭 행보에 기대감이 높다. 출입기자단과 예상보다 긴 25여분의 첫 만남을 갖고 대언론관계에 ‘프레스 프랜들리(press friendly)’를 자청하거나,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책임총리에 대한 의욕을 보여 정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조만간 단행될 장관급 국무조정실장과 차관급 비서실장 등 인사에서 총리실 내부승진이 점쳐지고 있다”며 “정말 그렇다면 청와대가 인사에 있어서도 정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 강한 총리실 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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