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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럴 해저드' 지구촌 금융위기 부르다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브루스 E. 헨더슨, 조지아 가이스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br>한국판 모기지 사태 발생 가능성 진단도



흰 울타리와 깔끔하게 정리된 잔디 정원, 3~4개의 침실과 욕실, 사우나까지 겸비한 300평방미터(약 90평)의 쾌적하고 호화로운 집은 중산층 미국인들이 누릴 수 있는 주거문화다. 미국 건설업자협회 2006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집 넓이는 229평방미터(약 70평)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미국인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동안 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남발로 미국은 자국의 경제는 물론 전 세계까지도 금융 위기로 내몰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 원인은 은행이 집값 하락에 따른 대출 부실을 털어내지 못한 것이 직접 원인이지만, 이에 앞서 위험성을 알면서도 지난 10년간 약 50조 달러에 이르는 금융 파생상품을 쏟아냈던 미국 은행들의 모럴 헤더드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AP통신과 뉴욕 타임즈 등에서 경제 부문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온 저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미국이 경제적 가치의 토대인 ‘정직’과 ‘신뢰’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금융 상품의 경제적 가치와 역할을 저평가 했으며, 대출의 필수적인 절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금융기관이 직업윤리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기본적인 규칙을 왜곡시켜 경제 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이 무너졌다.” 저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근원을 ‘아메리칸 드림’ 에서 찾았다. 여기에 금융 중개인의 사업확장과 미국 금융계의 변칙적인 신용남발 그리고 정부의 방만한 관리가 이번 사태의 주범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경제적인 측면에 머물지 않고 문화적, 사회적 차원으로 시야를 넓혀 일반인도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복잡하고 어려운 최신 경제학 이론을 경제학의 원론적인 해석을 적용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들은 현 시점을 재난의 시대라고 단언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처방과 대안을 제시했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할 만한 ‘돈’의 가치와 신뢰에 대한 위상의 재점검을 그 출발점으로 충고했다. 또 그동안 낮은 금리와 지속적인 통화 공급량 덕분에 미국은 능력 이상의 돈을 쉽게 벌었다고 분석하고, 경제의 근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돈이 지닌 본질적인 의의와 기능, 그리고 돈이 오갈 때 상호 신뢰의 중요성, 대출 등 신용제도의 의의와 용도를 재고하고, 경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 부동산 담보 중개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지역사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퍼뜨린 주택개발 업체를 규제해야 한다.” 책은 부록으로 장보형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진단으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들면서 설명한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의 발생 배경과 함축된 의미를 풀어 한국상황에 맞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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