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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군 등 私兵 막강…원유시설 무기로 국제사회에도 맞서
입력2011-02-24 17:39:02
수정
2011.02.24 17:39:02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건재 자신 이유는<br>제2의 쿠데타 막기위해 의도적으로 정규군 안키워<br>부족간 반목 조장 통해 반대 세력 성장도 막아<br>친위세력 속속 반기 조짐 조만간 기반붕괴 가능성도
최근 리비아 군인들이 시위대에 대한 공격 명력을 거부하고 반기를 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원수는 이 같은 병력 이탈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운운하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을 뿐이다.
이처럼 카다피가 군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 약화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은 군보다 더 든든한 지지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군보다 더욱 정예화된 준(準) 군사조직(보안군), 사실상의 사병 조직이 그를 보위하고 있다. 또 비밀경찰과 해외 용병, 같은 부족 출신의 충성도 높은 민병대가 카다피를 에워싸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카다피는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경우 원유 시설을 폭파하겠다는 광기 어린 계획까지 염두에 둔 채 국제사회의 비난에 맞서고 있다.
23일(현지시간) BBC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리비아는 이웃국 이집트ㆍ튀니지와 달리 군이 체제 유지와 관련해 맡고 있는 역할이 크지 않다. 카다피는 지난 1969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손에 쥔 뒤 자신에 대한 제2의 쿠데타를 우려해 의도적으로 군대를 키우지 않았다. 현재 리비아 군대의 규모는 4만명 정도이나 제대로 훈련 받은 군사 조직은 아니다.
리비아에는 오히려 정규군보다 더 많고, 더 정예화된 준(準) 군사조직이 있다. 흔히 보안군으로 알려진 이들은 대략 12만명에 달하며 군의 명령이 아닌 카다피가 이끌고 있는 '혁명위원회'의 명령을 따른다. 보안군 중에서도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한니발과 일곱번째 아들 카미스가 지휘하는 부대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벵가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군인들은 한니발 부대 소속이다.
보안군이 정예화된 조직이라면 차드ㆍ니제르 등 이웃국에서 들어온 용병들은 잔인함이 특징으로 꼽히는 무장 조직이다. 용병 조직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반정부 시위 발발 이후 리비아로 더 많은 검은 용병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돈만 주면 어떠한 명령도 수행하기 때문에 시위대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존재다.
카다피를 지지하는 또 다른 세력은 비밀경찰이다. 리비아의 비밀경찰은 과거 악명 높았던 동독의 슈타지, 루마니아의 슈쿠리타테에 비견된다. 카다피의 동서로 최측근 인물 중 한 명인 압둘라 세누지가 이들을 이끌고 있다. 세누지는 현재 막후에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조장하고 있는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내부에 맞설 적이 없다는 점도 카다피를 더욱 기세 등등하게 한다. 그는 지난 42년 동안 리비아를 통치하면서 부족 간 반목을 조장하는 방법으로 반대 세력의 성장을 막았다. 야권 세력이 사실상 전무하다. 또한 자신이 족장으로 있는 카다파 부족 출신들에게 국가 요직을 맡겼다. 카다파 부족 출신으로 구성된 '인민 민명대'는 보안군ㆍ비밀경찰ㆍ용병과 함께 카다피의 또 다른 친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카다피의 마지막 보루는 원유시설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카다피는 지중해로 향하는 원유 송출을 막기 위해 송유관 파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격화와 일부 해외 정유업체의 생산 중단만으로도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시설 파괴가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을 카다피가 모를 리 없다.
물론 카다피의 지지 기반이 빈틈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시위가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조금씩 금이 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1일 몰타로 망명 신청한 리비아 조종사 중 한 명은 카다피와 같은 카다파 부족 출신이며, 22일 물러난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전 내무장관은 카다피 정권의 2인자로 불릴 만큼 최측근 인물이었다. BBC는 "준군사조직 등 친위세력들이 돌아선다면 카다피의 생존력이 치명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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