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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기업 "줄여야 산다"

유가 추락에 원유개발 프로젝트 연기·중단 잇달아

생산 억제에 유가 반등 전망도

지난해 중순 이후 지속돼온 유가 추락 여파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신규 투자 차질 규모가 1,18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기업들이 신규 생산을 줄이면서 원유공급 증가세가 둔화되고 2년 뒤에는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뤼스타에너지의 조사를 인용해 로열더치셸·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코노코필립스·스타토일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총 26개의 대형 원유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중단 및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캐나다·노르웨이 등 개발비용이 비싼 국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투자규모가 10억~100억달러에 이르는 9개 오일샌드(원유를 함유한 모래)를 포함해 총 10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씨티그룹의 앨리스터 심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캐나다는 미국 셰일업체 외에 투자가 실제 중단된 지역 가운데 하나"라며 "특히 서부지역이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해유전이 많은 노르웨이에서도 3곳의 투자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뤼스타는 "이들 기업의 투자연기로 원유생산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지난 2013년 글로벌 생산량의 2%에 해당하는 하루 150만배럴의 생산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조사는 매장량 500만배럴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대상으로 실제 투자감소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됐다.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축소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인 61개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 경제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들 61개 사업의 예상 투자액은 총 7,500억달러이며 최대 생산량은 하루 150만배럴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의 미셀 델라 비냐 애널리스트는 "현재 유가 수준이 지속된다면 앙골라와 나이지리아·호주·알제리 등 17개국의 투자가 오는 2020년까지 절반 이상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120개 에너지 기업의 고정자산 투자 규모가 지난해 5,200억달러에서 올해 3,890억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저유가가 장기간 이어질수록 기업투자도 줄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66달러에서 2017년에는 배럴당 85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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