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배구조 관련 문제 등은 아직 숙성이 덜 돼 안전장치를 갖춰가며 처리한다는 게 대체적인 컨센서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참석 대상인 정책의원총회에서 당내 의견조율을 거친 직후 나온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비은행 금융회사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확대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상호출자제한집단의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공정거래법)을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본사-대리점 간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이른바 '남양유업방지법'도 입법화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이종훈 의원 등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들이 이날 정책의총에서 발언을 쏟아냈지만 지도부의 '신중론'에 막혀 동력을 잃었다.
최 원내대표는 "남양유업방지법으로 통칭되는 대리점과의 관계도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입법의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처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법안은 부당내부거래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부당이익을 취하고 총수일가의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삼는 데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막기 위한 법률은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의외로 쉽게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지주회사 지분 한도를 현행 9%에서 4%로 축소하는 게 이 법안의 골자다.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금산분리는 사회에서 상당히 논의가 숙성된 주제로 다른 주제에 비해 재계에서 큰 반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6월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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