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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클릭] 종로 세운상가

"개발? 어느 세월에…" 시큰둥<br>6개구역 2015년까지 재정비 발표 불구<br>1구역 현대상가만 보상·이주 대책 마련<br>나머지는 소유관계 복잡 개발 지지부진

서울시가 흉물로 변해가는 서울의 대표적인 구도심 세운상가 일대를 오는 2015년까지 초고층주 상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미 사업이 시작돼 철거를 앞둔 현대상가의 어수선한 모습. /김동호기자

“개발이요? 어느 세월에요?”(청계전 B전자상가 여모씨) 서울시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계획이 최근 발표됐지만 인근 부동산시장은 잠잠하다. 상인들과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서는 개발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과연 개발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이 앞서 있다. 세운상가 인근 청계천공인 사장은 “이미 2년 전부터 대부분 개발계획이 나와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없고 시큰둥하다”며 “서울시가 오는 2015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고 했지만 그때까지 끝날 수 있을 거라 믿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구도심을 완전히 재창조하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인데도 개발에 대한 열기가 이처럼 뜨겁지 못한 이유는 이 개발이 대부분 민간 자율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데 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종로 세운상가 일대 43만㎡를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2015년까지 건물 총면적 300만㎡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재정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에는 850% 이하의 용적률이 적용돼 최고 높이 122m 내외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청계천 사업에 버금가는 구도심 개발사업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의 계획대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 6개 구역 가운데 이번 개발의 ‘시범사업’ 성격인 현대상가 구역(1구역)은 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개발에 들어갔고, 보상이나 상인들 이주대책이 착실하게 마련됐다. 그러나 다른 5개 구역들은 소유관계가 복잡하고 철저히 민간사업자에 의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1구역처럼 원활한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근 B공인 사장은 “현대상가의 경우 땅과 건축물 소유자가 완전히 같아 사업 추진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구역들은 대부분 소유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며 “개발계획이 떠돌자 20년간 장사를 해왔던 상인들과 뒤늦게 나타난 땅 소유자들 간의 법정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업지역 재개발의 고질적인 문제인 상인들의 임차권 보호 주장과 조합원들 간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사업시행자가 상인 이주대책을 세울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촉진계획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서울시 역시 사업이 언제 끝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지역의 지가는 도로변의 경우 3.3㎡당 1억원 내외, 도로 안쪽으로는 4,000만~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상가는 대부분 16.5㎡(5평) 내외로 1억4,000만~1억7,000만원에서 거래된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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