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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어 프랑스·이탈리아도… 유럽경제 구원투수로

1분기 성장률 佛 0.6%·伊 0.3% 껑충…"경기 회복세 유럽 전체로 확산 기대"


부진한 유럽 경제에 독일에 이어 새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40%가량을 차지하고도 덩칫값을 하지 못했던 프랑스·이탈리아가 주인공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1·4분기 경기상황에 대해 "유럽 경제를 이끈 것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였다"며 "그간 고르지 못했던 경기 회복세가 마침내 유럽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럽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에 따르면 이 기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해 같은 기간 미국(0.2%), 영국(0.3%)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유로존 성장세가 영미권을 앞지른 것은 2011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 중 독일과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4대 주요 경제국 모두 플러스 성장률을 했는데 이 역시 2010년 2·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정책과 최근의 유로화 약세 및 이에 따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강화, 저유가에 따른 소비여력 증가 등 여러 호재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꼽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올 1·4분기 GDP는 각각 전분기 대비 0.6%, 0.3% 늘어 2년, 4년 만에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그동안 유럽 경제를 홀로 이끌어가던 독일은 0.3% 성장에 그쳐 전분기(0.7%)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치솟은 국가부채와 노동비용 증가 및 생산성 저하, 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유럽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두 국가가 독일의 바통을 이어받아 유로존 경제를 떠받친 셈이다.



WSJ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내 기업들의 자신감이 수년 새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며 "특히 대기업들이 유로화 약세 및 유럽 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자"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두 국가가 나란히 추진하고 있는 △세금감면 △경직된 노동법의 정비 △각종 산업규제 완화 등의 경제개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두 국가의 경제수장들은 이날의 수치를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지금까지의 조심스러운 태도에서 벗어나 자국 경제를 향한 이례적인 낙관론을 내놓았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우리가 승리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오늘의 수치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경제 전반에 퍼지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는 각각 최소 1.0%, 1.5%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프랑스·이탈리아의 경제개혁이 불충분하다며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추가 개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이날 지적했다. 프랑스에는 △법인세 인하 및 소비세 인상 등 세입 조정 △임금 시스템 점검 △실업자 혜택 축소 등을, 이탈리아에는 △행정부 시스템 현대화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 증진 등 현재 추진 중인 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문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원국들은 최근의 경제회복이 단순한 계절적 요인 이상의 결과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도록 지속적 경제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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