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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說에 글로벌자금 급격 이동

■ 글로벌 풍선효과 커진다<br>달러 자산서 탈피 金등 원자재시장 몰려<br>이머징마켓 유동성랠리에 버블우려 고조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유가와 유로화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풍선효과(balloon effect)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니 다른 쪽이 팽창하는 현상이 글로벌 경제가 발전하면서 심화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먹이를 찾는 글로벌 투자자본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달러화를 탈출한 자본이 원유나 금 등 원자재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미국시장을 벗어난 자본들이 이머징마켓으로 몰리면서 이들 국가에서 거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제경제에서 풍선을 누르는 힘은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유발된 미국발 신용경색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31일 회의에서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FRB가 지난 9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불구, 미국의 실물경기 침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낮아지면 미국 통화(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유로ㆍ원화 등 교역상대국의 통화가치는 상승한다. 달러자산에서 탈출한 글로벌 유동성은 비달러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19일 배럴당 90달러(WTI 기준)선을 돌파한 것도 투자수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달러자산에서 탈출하면서 비롯됐다.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가정한 투기자본이 저수익인 달러시장을 피해 원유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자본의 이동은 원유뿐만 아니라 금ㆍ곡물 등 원자재 시장에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을 벗어난 자본은 이머징마켓으로 흘러 들어가 이 지역의 증시나 부동산의 거품을 부풀리고 있다. 인도나 브라질 등의 증시 급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순유입된 글로벌 자금의 규모는 5,000억달러(약 460조원) 수준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순유입 규모를 넘어섰다. 이는 아시아 통화위기에 앞서 유동성 랠리가 벌어진 1990년 중반에 순유입된 글로벌 자금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김학균 한국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자본 이동의 흐름은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과거 미국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과 달리 달러화의 본격적인 약세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상대적으로 비(非)미국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 투자 대상에 대한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머징마켓에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면서 증시 버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금융시장보다 인프라가 취약한 이들 시장으로의 급격한 자본이동은 자본통제(capital control) 등과 이로 인한 자본유출로 인해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는 다른 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먼데이 20주년 특집 기사에서 “87년 블랙먼데이가 당시 약달러에서 비롯된 유동성 확장을 실물경제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은 블랙먼데이의 출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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