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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하나만 갖곤 아파트청약 '그림의 떡'

고분양가로 계약금도 안돼 무주택자 집마련 취지무색…전문가들 "제도 개선 필요"

‘청약통장으로 분양 받으면 뭐하나, 계약금도 못 낼 형편인데’ 서울 성수동에 사는 김모(38)씨는 서울 5차 동시분양에 잠실 시영 재건축 아파트 26평형에 청약을 하려다 계약금을 보곤 포기했다. 당장 이 달 말까지 내야 하는 계약금(분양가20%)이 1억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1순위 청약통장을 들고서도 청약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서울 내 공급되는 아파트에 재개발, 재건축 비중이 늘면서 대형평형이 많아진 데다 그나마 좋은 입지의 아파트는 분양가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역 25.7평 미만 청약통장의 경우 강북은 평수가 커서, 강남은 분양가가 높아서 마땅히 청약할 곳을 찾기 힘들게 됐다. 이에 따라 무주택 세대주를 위한 아파트 청약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약제도는 70~80년대 절대공급부족인 상황에서 효율적인 방법이었지만 최근 고급ㆍ고가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청약통장을 가지고 살 만한 집을 찾기 힘들다”며 “또한 수요자 측면에서 봐도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되다 보니 무주택자가 아니더라도 1순위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약통장도 소득 3,000만원 이하인 사람만 가입하고, 청약대상도 원가연동제 아파트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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