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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숨가빴던 1년… 하루 28건 일정 소화도
입력2007-12-31 17:20:02
수정
2007.12.31 17:20:02
132일 해외서… 120여개 도시 방문<br>이라크선 회견장 인근서 폭발 사건도<br>"국제사회 이슈 무리없는 조율" 평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양복 안주머니에 들어 있는 개인수첩을 보면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적혀있는 일정표가 끼여져 있다. 워낙 많은 일정을 한 장에 담아야 하니 보니, 아예 축소프린트로 일정표를 만들었다.
반 총장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때는 무려 하루 28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국가 원수급의 경우 2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하고, 그 외에는 5~10분 가량 시간을 내준다고 한다.
하루 평균 최소 10건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유엔 사무총장직은 '속세의 교황'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는 달리 이처럼 분 초를 쪼개며 일에 매진해야 하는 자리다.
취임 1년을 맞은 반기문 총장은 "그 동안 1년 간 성공 했다는 말은 감히 사용하지 않겠지만, 문제 해결의 기초는 닦았다"고 자평했다. 반 총장이 외교관시절부터 몸에 밴 특유의 부지런함과 일에 대한 열정이 스스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낳았다.
반기문 총장의 취임 이후 1년은 쉴 틈 없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반 총장은 취임 직후인 1월24일 벨기에와 프랑스를 거쳐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시작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유럽, 남미 등 58개국 120여개 도시를 방문했다.
반 총장은 분쟁지역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찾아 현지사정을 파악했으며 다르푸르와 레바논을 비롯한 위험지역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기자회견 도중 인근에서 폭탄이 폭발하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 환기를 위해 남극과 안데스산맥, 아마존지역을 차례로 방문했다.
반 총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일단 후한 편이다. 다소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지난 1년간 국제사회에 쏟아지는 다양한 이슈와 192개 회원국의 각기 다른 주문사항을 무리 없이 성공적으로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문제를 국제사회 논의의 틀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적지 않은 성과로 자리매김된다. 그 동안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 미국의 동참을 유도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는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반총장은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 기후변화 문제를 협의한 것이 국제사회의 여론 형성에 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8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8개국)회의에서도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논의사항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선진국간의 협의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르푸르 분쟁해결이 본궤도에 오른 것도 올해 유엔 행보를 가볍게 한다. 내년 1월부터는 혼성평화유지군 파병이 시작돼 극단적인 유혈충돌을 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평화협상도 1월 말부터 재가동 될 예정이다.
반총장은 "국제분쟁 모두가 연원이나 배경, 각국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해결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단편적인 해결책이 없어서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에는 지금까지 이뤄 놓았던 기본 틀이 잘 이행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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