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단위로 50만원씩 오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탑공인 주상은 사장) 이 달 말 복원공사를 마무리 하는 청계천 상류 부근에 위치한 왕십리 뉴타운. 길음ㆍ은평 뉴타운과 함께 서울시 뉴타운 시범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추진속도가 두 곳보다 느리고, 규모도 9만8,000평으로 가장 작다. 하지만 재개발 성사여부가 확실시 되고 최근 청계천 효과와도 맞물리면서, 왕십리 뉴타운을 향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고 시세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 꾸준히 오른다=왕십리 뉴타운의 지분 값은 연초와 비교했을 때 평당 300~400만원 정도 올랐다. 10평 미만 주택ㆍ빌라는 평당 2,200만~2,400만원 수준이다. 20평대는 평당 1,500~1,700만원, 30평 이상은 900~1,000만원이다. 인근의 부동산뱅크공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지난 겨울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올랐다”며“청계천 공사도 있고, 이 지역 재개발은 반드시 된다는 분위기 때문에 실제 성사되는 거래는 많지 않지만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10ㆍ29대책 발표 이후 꺾였던 인근 아파트 시세도 지난 2월부터 소폭 올랐다. 청계천을 바라보는 하왕십리동 청계벽산 34평형의 경우 3억5,500까지 내려갔던 가격이 최근 3억8,000만원 수준까지 회복됐다. ◇재개발 어디까지 진행됐나=1, 2, 3구역 모두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는 설립됐다. 2, 3구역은 각각 지난 3월과 지난해 12월에 구역지정을 신청한 상태고, 1구역은 아직 신청을 준비하는 중이다. 아직까지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시공사는 1, 2구역의 경우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4개 업체 컨소시엄이, 3구역은 동부건설, 현대건설이 맡을 예정이다. 현재 재개발 사업추진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2구역은 구역지정 신청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르면 6월, 늦으면 7월에 구역지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구역 재개발조합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범뉴타운으로 지정한 곳인 만큼 힘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3구역도 6~7월경 구역지정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이 조금 더 복잡하다. 3구역의 박천주 재개발조합추진위 부위원장은 “지난 3월 구청의 요구내용을 보완한 만큼 7월까지는 구역지정을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명의도용을 놓고 추진위 내부에서 있었던 고소 건에 대한 공판결과가 오는 16일 나와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1구역은 주민 동의율이 67%를 넘어서는 대로 구청에 구역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장 원활하게 진행 중인 2구역의 경우 올해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 내년에 착공해서 이르면 2008년 입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역세권에 청계천 효과=왕십리 뉴타운은 도심에서 가까운 데다 국철, 2호선, 5호선 등 지하철 3개 노선의 역세권에 위치해 기본적인 입지여건이 좋다. 왕십리 뉴타운은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도심형 복합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주상복합을 포함한 5~25층 규모의 아파트 5,000가구가 세워지고, 이 지역에 몰려있는 기계ㆍ금속업종은 도심 부적격 업종으로 분류돼 시 외곽 지역으로 옮겨지는 대신 외국인투자회사, 벤처단지 등이 유치된다. 또 뉴타운 안에는 남북을 횡단하는 폭 30m, 길이 500m의 보행 가로공원 등 각종 공원이 들어서 쾌적성이 높아진다. 또한 인근 청계천 복원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지분 쪼개기, 용도변경이 금지돼 있어 조합원 수가 전체 입주예정가구의 절반 수준인 것 또한 왕십리 뉴타운의 투자 메리트로 꼽는다. 다만 교육여건(초등학교, 중학교 신설 예정)이 아직 미흡하고, 재개발 과정에서 실 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 지역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것은 숙제라고 지적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