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치러지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선거인단 중 60대 이상이 절반 가까이 돼 청·장년층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등 민심과의 괴리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선거인단(대의원과 당원, 일반 국민) 1만 600명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60대가 23.2%, 70대 이상이 20%로 60대 이상이 총 43.2%에 달했다. 이는 실제 60대 이상 유권자(2012년 대선 기준 20.8%)보다 갑절 이상 많은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 중 30% 비중을 갖고 있는 일반 국민 선거인단의 경우 노인편중이 더욱 심해 60대가 23.7%, 70대 이상이 36.3%로 60대 이상이 무려 60%에 달했다.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예비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노인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도 경선 선거인단이 노인층 위주로 짜여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경선 선거인단 중 50대는 23.7%, 40대 18.5%, 30대 9.9%, 20대 5.2%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비중이 현저히 떨어진다. 실제 연령별 유권자 비중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16.4%와 20.1%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40대의 경우도 실제 유권자 비율(21.8%)보다 경선 참여율이 3.3% 포인트나 낮다. 50대는 실제 유권자(19.2%)보다 참여율이 4.5%포인트 높아 50대부터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노인층 위주로 선거인단이 구성된 것은 투표 참여를 원하는 당원과 일반 국민을 선정할 때 새누리당의 위임을 받은 3개 여론조사회사에서 손쉽게 응하는 노인층과 장년층 위주로 샘플을 추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선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과 당원을 선정할 때 젊은 층은 좀처럼 투표장에 오려고 하지 않아 노인층 위주로 대상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은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대의원과 당원, 일반 국민 선거인단은 12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모여 투표를 하게 된다. 여론조사(2,770표가량)는 또 다른 3개의 여론조사회사에서 10~11일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경선이 노인층 위주로 치러질 경우 민심과의 괴리에 따른 민의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투표장에 노인층과 장년층 위주로 모여들어 전체 세대별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유권자의 연령대별 비중에 맞춰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투표가 끝난 뒤 연령대별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경선관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인단 명부가 확정돼 그대로 투표가 이뤄지는 것이지 이후 연령대별로 보정하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중 당에 대한 충성도가 큰 대의원을 많이 확보했거나 당일에 동원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통상 대의원의 투표율은 75%가량으로 높지만 당원, 특히 국민선거인단의 투표율은 매우 낮아 15%가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