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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 페그제 폐지 논의 확산

美 두차례 대폭 금리인하에 인플레 압력 가중으로<br>카타르·UAE 등 통화 재평가 검토


미국이 금리를 두 차례나 큰 폭으로 인하하자, 그 고통이 고스란히 달러 페그제 국가들에 전가되고 있다. 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 맞춰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페그제 폐지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정부 관계자들은 15%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 억제하기 위해 통화가치를 재평가하거나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둡라 알-아티야 카타르 부총리겸 석유장관은 "카타르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통화 재평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언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의 경제 자문역인 이브라힘 이브라힘도 "달러 페그제는 영원한 것이 아니며 머지않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걸프협력협의회(GCC) 산유국 6곳 가운데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5곳이다. 쿠웨이트는 지난해 5월 페그제를 폐지하고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를 채택했다. 이후 쿠웨이트 디나르화는 달러 대비 6% 가량 절상됐다. GCC의 또 다른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지난해 12월 통화 재평가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카타르등 GCC 회원국들은 그 동안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FRB가 올들어 자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달러 페그제 국가인 홍콩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이날 FRB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기준금리를 4.50%에서 0.5%포인트 인하했다. 한편 베트남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근로자의 시위 등 사회불안 요소로 확대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를 억제하기 위해 2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31일 베트남 중앙은행은 오는 2월1일부터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8.25%에서 8.75%로, 중앙은행의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6.5%에서 7.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12월 12.6%를 기록한 이후 올들어 설 연휴를 앞두고 14.1%까지 치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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