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을 1차 타깃으로 삼아 성공한 후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합니다." "실패가 실패로 끝나면 한발도 나아갈 수 없지만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로 보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펼쳐지는 동안 오스틴에 자리잡은 미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업체 테크랜치의 케빈 코임(45·왼쪽), 산디프 쿠마르(61·오른쪽) 공동대표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지난 13일 만난 코임 대표는 "SXSW에 참가한 JJS미디어·와즐엔터테인먼트·원트리즈 등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로부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명확한 타깃과 구체적인 아이템을 접목한 비즈니스 방식을 확보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두 대표 모두 트위터나 포스퀘어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성'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코임 대표는 "스타트업은 혁신적 아이템이 최우선 조건이고 혁신적 기술은 부차적"이라며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되는 비즈니스는 기술보다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혁신적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인 한국 시장에서 1차적인 성공을 거둬 구체적인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엿다. 쿠마르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내수 시장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는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을 1차 타깃으로 해야 성장성과 안정성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코임 대표 역시 "상당수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근거리 시장으로 확장하기보다는 원거리 시장으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자신에게 익숙한 시장부터 하나씩 확보해 그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글로벌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작은 만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도 전했다. 코임 대표는 "실패는 실패 자체가 아니라 분석해야 하는 데이터(Failure is not failure, but data)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내가 실패한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정, 보완해야 비즈니스 시장이라는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마르 대표는 "콘텐츠 창업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실패한 창업자에 대해 관대한 시선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산업에서 성공 기준은 얼마나 벌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우수한 창업자를 키워냈고 얼마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교훈 삼아 시장에 다시 진입하고 재기해 성공할 수 있는 패자부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국 콘텐츠 생태계도 지속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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