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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월 24일] 미국 '자동차 빅3' 몰락이 주는 교훈
입력2008-11-23 20:23:50
수정
2008.11.23 20:23:50
미국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제출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빅3에 25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법안 표결이 강도 높은 자구노력 계획 이후로 미뤄져 결과가 불투명해졌다.
빅3 최고경영자들은 의회에 나와 ‘미국 경제에 재앙이 초래될 것’ ‘30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지원을 호소했지만 의회와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 그마저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미국 자동차 업계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빅3의 몰락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영향은 긍정적ㆍ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GM대우에는 타격일 수밖에 없지만 현대ㆍ기아자동차 등에는 시장확대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마저도 마냥 장담할 수만은 없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는 외국차에 대한 비판여론을 촉발할 수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한미 양국 자동차의 상대국에서의 판매대수 불균형을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가 비판의 집중 표적이 되거나 통상압력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빅3의 운명을 결코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GM 등이 오늘 같은 상황에 몰린 것은 시장 변화에 둔감한 무능과 강경 노조활동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기호는 연비향상과 품질 쪽으로 옮겨가는데도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여기다 과다한 인건비와 퇴직자들의 건강보험까지 내도록 돼 있는 복지비용 부담은 경쟁력 약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 자동차 업체 노사는 빅3 몰락의 교훈을 잘 새겨야 한다.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파업이 관례화되다시피 한 상태다. 이런 투쟁적 활동은 이제 접어야 한다. 사측은 시장과 경영환경 변화를 면밀하게 읽고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세계 최강이라는 일본 도요타도 감산과 감원에 나설 만큼 자동차시장의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 노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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