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때문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CIA국장 불륜 스캔들 의혹 증폭… 의회 조사 착수FBI 사전보고 누락 놓고 음모론 무성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불륜사건으로 돌연 사임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스캔들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가 이 사건의 전모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다. 사건을 수사해온 미 연방수사국(FBI)이 백악관과 의회에 사전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는 등 그의 사임과정에서 미심쩍은 구석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퍼트레이어스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로 그의 갑작스러운 불명예 퇴임은 미 정치권에 적잖은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 이번 사건에 대해 "9일에야 뉴스를 통해 알게 됐으며 나중에 본인과 통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며 "FBI가 사전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은 "이번 사건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며 사전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지휘했던 '전쟁영웅' 퍼트레이어스 국장은 9일 자신의 전기를 집필한 유부녀 폴라 브로드웰과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FBI는 지난 여름 퍼트레이어스 부부의 지인인 한 여성이 브로드웰로부터 협박 e메일을 받았다는 신고를 접수해 사건을 수사해왔으나 6일 대선 당일에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사건조사 결과를 보고했으며 클래퍼 국장은 이 사실을 백악관에 보고하고 퍼트레이어스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FBI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CIA 국장의 스캔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수개월간 수사를 진행시킨 점, 퍼트레이어스의 사임시기 등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FBI는 대선 당일에야 퍼트레이어스가 연루된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피터 킹 공화당 하원의원은 "FBI가 수개월 동안 수사해왔는데 당일까지 그의 연루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백악관에 수사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데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오는 15일 리비아 벵가지 주재 영사관 피습과 관련해 열리는 하원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던 퍼트레이어스의 사임시기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문회를 약 일주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그가 사임한 것이 벵가지 사건의 증언을 차단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파인스타인은 이번 사건이 9월11일 발생한 벵가지 영사관 피습과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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