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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6월 18일] 물류대란을 전화위복 계기로

화물자동차운송 개별사업자 단체인 화물연대가 파업을 하면 전국 곳곳에서 물류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기업들이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속출한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수출입이 중단되면 항만과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의 처리능력이 곧 한계에 이르고 만다. 하루이틀만 파업이 계속돼도 수출입의 관문인 부산항의 기능이 전면 마비되면서 물류대란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마련이다.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는 16일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인한 수출 피해액이 3일 동안 16억9,000만달러에 이르고 수입 차질액도 1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운영 시스템과 물류 시스템의 현실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왜 일어날까. 우리나라 국가경제 시스템과 경제제도는 과연 정상적인가.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수출입 의존도가 70%가 넘는 글로벌 통상국으로 물류산업는 우리 경제의 전략이다. 수출입화물 안정운송의 중요성은 물류대란이 일어날 때마다 부각됐으나 대책은 단기 미봉책에 그치고 말았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 수단인 자동차의 보유 대수를 기준으로 시장을 규율한다. 특히 성장하는 시장구조와 전혀 상관없는 화물차량 1대 보유 개별사업자들까지 허용해 화주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는 시장구조를 초래했다.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자차보유 대형 운송기업들이 화물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화물차량 1대 보유 개별사업자의 양산으로 대부분의 화물시장 구조가 불합리한 다단계 거래로 변질됐다. 개별사업자들이 대형 화주들과의 직거래 능력이 없다는 약점을 이용한 무차량 운송주선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했다. 그들이 지입제의 폐해를 비롯, 시장질서를 왜곡하고 각종 불법ㆍ탈법을 자행하면서 개별사업자들을 옥죄기 시작했다. 이것이 화물연대의 출현 배경이다. 화물연대 소속 개인사업자의 물류 파업은 화주들의 무리한 물류원가 절감 강행(운송계약 단가의 불합리한 요구)과 불법, 탈법, 다단계 거래 등 시장질서 문란에 따른 실질적인 운임수입 저하와 이로 인한 차량부금 체납, 생계위협 등이 가장 절박한 원인이다. 화물운송에 관련된 허술한 법제, 국가물류 시스템과 시장조직도 국민경제 안정화와 글로벌 물류국가를 꾀하는 데 매우 심각한 위협요인이다. 취약한 현행 물류 시스템, 미비한 법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물류대란은 앞으로 또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물류대란 대책의 시발은 물류시장 현실에 맞지 않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폐기하고 물류시장 현실에 맞게 새로운 법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시장경제 원리의 핵심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은 시장참가자들이 시장진입 조건을 공평하게 갖고 경쟁하는 것이다. 특히 운송업체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화주들과의 직거래 능력이 없는 개별사업자들의 ‘명예로운’ 구조조정(컨테이너 가맹업체로의 흡수)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컨테이너 운송과 택배업(국내 화물시장)의 시장현실에 적합하도록 물류시장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류시장을 구성하는 컨테이너 운송과 택배업이 새로운 화물운송 관련법에서 제대로 규정되면 화물운송업의 제도혁신 효과를 비롯해 시장질서 혁신과 물류효율 증가 등 여러 가지 효과가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시장조직의 개편과 효율화가 달성됨에 따라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의 다단계 거래구조는 대폭 축소 내지 소멸될 것이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시장참가자 집단은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다. 화물운송시장에서 무차량 운송업체의 다단계 거래가 소멸되고 컨테이너 운송 전문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 화주와 운송업체의 직접 계약과 화물차주의 시장참여가 컨테이너 운송 가맹업체를 중심으로 실현돼 개별사업자의 실질 운임수입이 획기적으로 증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시장진입 조건을 합리적으로 설정하면 물류시장의 새로운 질서가 확립된다. 물류보안 등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의 획기적인 품질혁신으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화물운송시장 제도의 우수성과 물류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향상시켜 우리 기업들의 물류 서비스 품질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물류 스탠더드’로 자리잡게 만들 것이다. 이번 물류대란을 선진 물류법제를 마련하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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