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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9월에는 8월 거래량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금융규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담은 7·24대책과 9·1대책을 연이어 내놓은데다 가을 이사철까지 겹쳐 거래 강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일 현재 3,64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거래량인 4,653건의 79% 수준이다. 이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경우 74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의 681건을 훌쩍 넘어섰다.
7~8월 거래량과 비교한 거래 추이를 봐도 완연한 회복세가 눈에 띈다. 7월과 8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6,182건, 6,818건. 9월 현재 거래량은 지난 5년간 8월 거래량 중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달의 54% 수준이다. 이달 거래량에는 5일간의 추석연휴까지 포함된 탓에 실제로 거래 가능한 기간은 열흘 남짓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라는 평가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에 쉬는 날이 많았음에도 이미 8월의 50%를 넘겼기 때문에 9월 전체 거래량은 8월을 웃돌 것"이라며 "7월 말부터 이어지는 시장회복 분위기가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8월 마지막주 0.08% 오른 데 이어 9월 첫째주 0.09% 상승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서초구의 경우 8월 말 0.1% 오른 후 9월 들어 0.21% 올라 상승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정부 재건축 규제완화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양천구 역시 8월 마지막주 0.02%에 그쳤던 상승률이 9월 첫째주에는 0.17% 올랐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매매가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완화책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7·24대책, 9·1대책을 통해 일관성 있는 규제완화 기조를 이어가면서 지난 2·26 임대소득 과세정책으로 잃었던 시장의 신뢰를 일정 부분 회복했다는 것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이번 정부 대책은 시장의 심리회복에 기여한 점은 분명하다"며 "잇따른 규제완화로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 다시 부동산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거래 및 가격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전세가율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가을 이사철에 돌입한 만큼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규제완화책이 실제로 입법화돼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도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매 및 가격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지난해에 비해 정부가 전향적으로 규제완화를 시행하면서 마른 수요를 짜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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