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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유럽 농업·식량공급 다룬 경제사의 고전

■ 농업위기와 농업경기 (빌헬름 아벨 지음, 한길사 펴냄)


유럽의 농업과 식량공급의 역사를 재조명한 경제사(史)의 고전이다. 독일어권에서 현대 경제사 연구의 개척자로 꼽히는 빌헬름 아벨은 경제사, 그 중에서도 농업과 식량공급의 역사, 수공업사 분야를 주로 연구해왔다. 아벨이 농업에 대한 연구를 하며 남긴 업적은 분업적 유통경제의 존재를 밝히고 농업과 분업적 유통경제의 연관관계가 농업뿐 아니라 전체 경제의 구축 및 확장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1935년에 나온 그의 처녀작이자 주저이기도 한 ‘농업위기와 농업경기’는 방대한 학문세계를 통해 서구 경제사 연구 발달 과정의 일단을 노출하기도 한다. 저자가 제시한 농업사 해석의 특징은 11~12세기 중세 활황기부터 20세기 근대에 이르는 시기를 기본적으로 동질적인 구조를 지닌 ‘분업적 유통경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농업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 전체 경제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존재해야 했다. 시장에서 농업 종사자들은 생산품을 제공하고 자신이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재화를 공급받을 수 있었다. 아벨의 기여는 또 분업적 유통경제의 존재가 농업의 발달뿐 아니라 전체 경제의 구축과 확장을 위한 전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혀냈다는 점도 꼽힌다. 그의 연구는 분업적 유통경제와 시장경제의 가설에서 출발해 가격을 기준으로 장기적인 농업경기의 추세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독창적으로 평가받아왔다. 당시까지 독일의 농업사ㆍ경제사 서술은 토지소유 관계를 중심으로 한 제도사에 치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아벨은 중세부터 근대 산업사회에 이르는 시기의 유럽 경제를 가격으로 표현되는 수요와 공급의 변동으로 고찰하며 각 시기마다 존재했던 내적 변동구조를 밝혀냈다. 동질적인 역사의 흐름 대신 아벨이 제시했던 각기 특유한 모습을 지닌 여러 시기, 즉 장기적인 추세변동시기는 5가지로 구분된다. ▦중세 활황기(11세기~12세기): 인구와 경제가 조화롭게 발달하는 호황기. 농업의 대팽창기 ▦중세 말기(14세기 중엽~15세기 말): 인구격감과 함께 전개된 농업불황, 폐촌과 경작지의 황폐 현상이 두드러진 시기 ▦16세기: 인구 급증과 농업 및 기타 분야, 즉 광업, 야금, 수공업의 생산 확대, 경제적 팽창기 ▦17세기: 위기와 정체의 폐색기. 30년 전쟁이 독일어권을 강타한 시기. 독일의 특수한 지체현상이 초래된 시기 ▦18세기 중엽 이후: 경제 회복기 등이 그것이다. 아벨 연구의 목표는 결국 경제변동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아벨의 연구 성과는 또 수많은 사료를 통해 당대의 시대상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점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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