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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누구에게?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11월11일까지 전시 <br>현대사회 40대 작가들의 시대의식 <br>개인의 치유부터 사회적 문제의식, 예술의 역할론까지





‘올해의 작가상’은 누구에게?

한국 현대미술의 잠재성과 미래상을 제시할 역량 있는 작가를 선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전시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 본관에서 11월11일까지 열린다.‘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이 1995년부터 매년 활약이 두드러지는 국내 작가를 선정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올해의 작가’ 제도를 계승한 것으로, 올해부터는 후보를 먼저 발표한 다음 전시를 통한 공개 경쟁 후 최종 1팀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추천과 심사를 거쳐 선발된 작가는 김홍석, 문경원ㆍ전준호, 이수경, 임민욱(이상 가나다순)이며 심사위원단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40대 작가들의 시대의식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김홍석, 3개의 방 ‘틀린그림찾기’=개념미술가 김홍석(48)은 ‘사람 객관적-나쁜해석’이라는 제목으로 3개의 방을 마련했다. 나란한 각 방에는 그림과 설치작품이 놓여있는데 얼핏 보면 작품과 배열이 같지만 조금씩 다른 점을 갖고 있어 ‘틀린그림찾기’를 해야할 듯하다.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해설사(도슨트)가 각 방에 대해 설명한다. 작가의 설명을 기반으로 한 해설사의 안내를 듣고 관람객이 주변사람들에게 ‘말’로 전달하는 행위 전체가 작품의 일환이니, 전시장 밖으로 나와 고민에 빠지는 것까지도 감상의 일부라 여기면 된다. 미술에 대한 선입견에 도전하면서 ‘미술작품을 미술작품으로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 작업이다.

◇문경원ㆍ전준호, 예술이란 무엇인가=지난 2년 반동안 ‘News Fron Nowhere’ 프로젝트를 공동작업한 문경원ㆍ전준호(43) 팀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파고들었다. 유리판에 그린 벽화가 관람객을 맞는데, 르네상스 시대 건물형태를 기반으로 한 미술관ㆍ박물관들을 통해 인문학의 출발점과 인간 창의력의 건재함을 얘기한다. “예술은 액체처럼 유동적이라 늘 고민하고 변화한다(전준호)”는 주장을 “예술에 대한 과거 풍경과 현재, 미래를 종합적으로 연결한 것을 언어(말)를 초월한 ‘시각적 언어’로 녹여내(문경원)” 보여준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안녕하세요, 쿠르베씨’에서 인물을 없앤 풍경그림, 최근 3년간 열린 비엔날레ㆍ트리엔날레 포스터에서 문구를 지우고 남은 이미지들, 움직이는 거울 설치작품, 올해 카셀도큐멘타에도 선보였던 이정재ㆍ임수정 주연의 영상작품과 신작 등은 미술 권력의 변화, 초월적 시각 언어, 예술이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질문한다. 의식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예술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다.



◇이수경, 내 안의 나와 나아닌 존재=깨진 도자기의 금을 금(金)으로 이어붙인 ‘번역된 도자기’로 유명한 이수경(49)은 자신에 대한 탐구와 치유의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고 있다. 12각형의 좌대 위에 1,000점에 달하는 ‘번역된 도자기’들이 마치 별무리처럼 놓여있는 전시장 풍경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왼손잡이라 양손을 이용해 좌우가 같은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이번에 ‘대칭’을 주제로 좌우 대칭의 ‘교방춤’ 영상작품과 족자 설치작품 등을 선보였다. 또한 2005년부터 그림일기처럼 매일 그려온 ‘매일 드로잉’ 수십 점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것도 인상적이다.

◇임민욱,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임민욱(44)은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 재개발ㆍ소수자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는 북한의 김정일 주석과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오열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영감 받은 ‘절반의 가능성’을 출품했다. 주민들의 모습에서 국토 전체는 마치 거대한 연극무대가 된 것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작가는 이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기와 미디어의 역할에 주목했다. 또 이 같은 뉴스의 현장을 작가는 털ㆍ머리카락ㆍ새털 같은 연약한 재료들과 적외선 열감지 카메라로 ‘촉각적’으로 표현해 우리의 인식을 일깨운다.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는 전시 후반 무렵인 10월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02)2188-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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