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핸콕 '못된 영웅' 핸콕에겐 미워할수 없는 매력이…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스크린 속 영웅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남들과 다른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희생해 세상을 구하는 것도 그들중 하나. 자신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약자를 구하기 위해 악당과 싸운다. 사투 끝에 만신창이가 된 몸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홀연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영웅. 사람들이 히어로에게 열광하는 것은 그들의 가진 일종의 ‘절대 선(善)’적 요소가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단지 영화일 뿐. 슈퍼맨ㆍ배트맨ㆍ엑스맨ㆍ원더우먼 등 우리에게 친숙한 영웅들이지만 왠지 다가서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관객들은 극장을 나서면서 이렇게 불평할지도 모른다. “현실에 저런 영웅이 어디 있겠어. 어떻게 저렇게 착할 수 있지?” 영화 ‘핸콕’을 본 관객이라면 그런 말을 취소하고 싶을지도 모를 일이다. 틀에 박힌 영웅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못된’ 히어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사고뭉치 초능력자 핸콕(윌 스미스)은 제멋대로 세상을 구한다. 도주하는 갱단의 차량을 건물 옥상에 집어 던지는가 하면 해안으로 떠 밀려온 고래를 구해준답시고 바다로 집어 던지는 등 예측불능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핸콕은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과격한 돌출행동을 계속한다. 우연히 목숨을 구해준 홍보 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의 도움으로 차츰 정상적인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신비로운 이미지를 풍기는 레이의 아내 메리(샤를리즈 테론)와 가까워진 핸콕은 이상하게도 점점 초능력을 잃기 시작하는데…. 핸콕은 제우스ㆍ헤라ㆍ디오니소스 등 그리스ㆍ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닮은 구석이 많다.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는데도 평범한 인간처럼 질투심을 느끼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실수를 연발하는 핸콕. 심지어 초등학생과 말싸움을 벌이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를 하늘 높이 집어 던지는 아동학대도 서슴지 않다. 그렇지만 그를 미워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처럼 희로애락을 느끼는 인간적인 측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 윌 스미스의 코믹한 액션연기가 단연 압권. 다만 극적 반전을 노린 핸콕과 메리의 관계설정이 왠지 억지스러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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