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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 "생애 첫승, 꿈이 아니야"

FBR오픈 3R<br>10언더로 선두 페리에 2타차 공동3위 질주<br>미켈슨·앤서니 김 등 강호들은 줄줄이 컷오프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고개를 떨군 가운데 나상욱(26ㆍ타이틀리스트)이 스코츠데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나상욱은 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FBR오픈 셋째 날 공동 3위를 달렸다.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7개를 골라내 5언더파 66타를 친 그는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3타를 기록, 단독 선두 케니 페리(미국)를 2타 차로 추격하면서 생애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사흘 내리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나상욱의 플레이는 강호들의 부진과 대비돼 더욱 돋보였다. 안방에서 자신의 시즌 데뷔전을 치른 애리조나주립대 출신 필 미켈슨(미국)은 전날까지 이틀 동안 7오버파 149타로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미켈슨과 함께 이 대회 통산 세번째 우승을 노렸던 JB 홈스, 그리고 세계랭킹 9위 앤서니 김(24)도 중간합계 4오버파로 컷 오프의 쓴맛을 봤다. 나상욱은 달랐다. 2005년 공동 2위, 지난해 공동 4위 등 이 대회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던 그는 2, 3번홀 연속 보기로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소란스럽기로 유명한 대회장 분위기에 적응하자 힘을 냈다. 5번홀(파4)에서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핀 가까이 붙여 1타 만회한 그는 6번과 8번홀에서도 버디를 기록해 전반을 1언더파로 마감했다. 상승세는 후반에도 식을 줄 몰랐다. 13번홀(파5)에서 10m 남짓한 이글 기회를 만들어 손쉽게 1타를 더 줄인 그는 이어 14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았고 17번과 18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엮어내며 산뜻하게 마감했다. 지난 2004년 PGA투어에 데뷔한 나상욱은 이날 나란히 5타씩 줄인 페리, 2위 스콧 피어시(미국)와 챔피언 조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페리는 지난해 3승을 올리며 기세를 떨쳤던 48세 노장이고 '루키' 피어시는 지난 2개 대회에서 모두 20위 이내에 들었다. 브라이언 게이와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이 9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른 가운데 개막전 우승자 조프 오길비(호주), 데이비드 톰스(미국) 등이 8언더파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이날 16만명의 갤러리가 몰린 가운데 테드 퍼디(미국)는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한뼘 앞에 붙인 뒤 현지시간 이튿날 미국프로풋볼 슈퍼볼에 참가하는 이 지역 연고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깃발을 들고 그린까지 내달려 갈채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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