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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원을 꼽으라면 미국 뉴욕에 있는 '센트럴파크 동물원(Centralpark Zoo)'이지 않을까 한다. 이 동물원에 특별히 희귀한 동물이 있거나 규모가 커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영화빨'이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이후 시리즈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르'의 첫 배경이 된 곳이 이 동물원이다. 마다가스카르로 탈출하는 사자·얼룩말·기린·하마 등 4인방이 원래 살던 곳이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알렉스(사자)'를 찾아 이 동물원을 방문한다. 할리우드의 흥행전략, 즉 '미국을 친근하게 만들어라'에 충실하게 이 애니메이션은 평범한 동물원 하나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파크로 변신시켰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르' 제작자로 최근 방한한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이 센트럴파크 동물원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이었다"며 "'이 동물들이 아프리카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고 늘 상상했었고 그 상상의 결과물이 '마다가스카르'였다"고 말했다.
전세계에 많은 '테마파크'가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테마(주제)'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디즈니가 별다른 광고 수입 없이도 TV용 디즈니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자기 상품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다. 미키마우스는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00년 가까이 되고 있지만 지금도 계속 새로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캐릭터상품 매출 확대와 함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로 전세계 아이들을 끌어모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 테마파크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에버랜드다. 단순히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많이 두는 것만으로는 '세계적'이 될 수 없다. 이야기(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장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가 대표적이다. 머나먼 시대 인간과 동물이 싸운 후 쫓겨난 동물들이 로스트밸리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고 착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이 그들을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나쿠펜다(스와힐리어로 '사랑해'라는 의미)'라는 암호를 외쳐야 로스트밸리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는 발상도 재미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만의 차별화한 이야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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