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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우와 그의 대학생활을 도운 선배가 나란히 미국 취업에 성공,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대구보건대학교 치기공과를 졸업한 임재현(21·사진 왼쪽)씨와 최낙원(25)씨.
장애를 극복한 도전과 끈끈한 우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들은 올 4월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하이텍덴탈세라믹에서 치과기공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이 대표인 이 회사에는 이들을 포함, 한국·미국인 등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둘은 대학 1학년 때 만났다.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대구보건대 치기공과에 재입학한 최씨는 임씨가 장애우라는 것을 알고 도우미를 자청했다. 임씨도 형 같은 최씨가 좋았다.
수업과 실습시간에 늘 함께 공부했고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지만 바디랭귀지 등을 동원해 자신들만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치과기공사가 좋아 보건대에 진학한 이들은 ‘해외 취업’이라는 목표도 비슷했다. 2년 전 학과 교수의 소개로 미국 치기공소를 방문한 최씨는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싶었고 대학에 돌아와 임씨에게 함께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대학에서 개설한 세계로 프로젝트 해외취업반에 함께 들어갔다. 영어와 전공에 매달리고 방학 때면 현지 업체를 방문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결국 하이텍덴탈세라믹은 두 명을 동시에 채용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우정과 열정 앞에 임씨의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다.
임씨는 “청각장애가 있지만 눈으로 모두 볼 수 있으니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죠. 낙원이형이 늘 옆에서 도와주니 더 든든했습니다”고 말했다. 최씨는 “재현이를 돕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동생을 챙기는 게 당연한 거죠. 우리는 서로 의지하는 형제나 다름없습니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미국 현지에서 근무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서로 챙겨주며 붙어 다닌다. 주말이면 로스엔젤레스(LA), 유니버셜 스튜디오, 바다낚시 등을 즐긴다.
최인택 하이텍덴탈세라믹 대표는 “일을 너무 잘해서 장애인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서로 돕고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내년에도 대구보건대 학생들을 채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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