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이 살아납니다. 그리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너무 직설적이라 촌스럽기까지 한 이 같은 문구를, 아무래도 세련됨과는 동떨어진 느낌의 모델 송해가 외친다. 기발함이나 신선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광고. 하지만 이 광고는 금세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광고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다. 이 광고는 바로 기업은행 50년 간 내부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 은행장이 된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의 작품이다.
조 전 행장은 기업은행이 이름에서 오는 이미지와 달리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며, 기업은행과 거래함으로써 나라와 기업에 보탬도 될 수 있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석 달 밤낮을 지새워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송해 광고'다. 물론 내부 반발도 많았다. 심지어 광고 회사에 다니는 딸조차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하지만 '송해 광고'는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기업은행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책은 이 밖에도 조준희 전 행장이 재임 3년간 보여준 역발상 경영전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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