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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0월 24일] 공포심부터 극복하자
입력2008-10-23 17:52:41
수정
2008.10.23 17:52:41
공포영화를 보면 실제 무서운 장면보다는 그 장면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어두침침한 복도, 괴기스러운 음향 등은 공포를 증폭시키는 장치다.
인간행동에 미치는 영향 중에 가장 일반적인 것이 공포다. 공포는 양날의 칼이다. 외부환경에 적응하면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이와 정반대로 세상을 포기하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도록 만들기도 한다. 최근 몇 달간 지속된 글로벌 금융 공황은 모든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고 그 기다림의 공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초유의 금융위기로 세계는 두려움에 떨면서 집단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경제의 중심부도, 주변부도 아닌 우리 경제는 어정쩡한 상황에서 잇따라 펀치를 맞으면서 그로기 상태가 됐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확산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주가ㆍ환율은 날마다 최저ㆍ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어어’하다가 벌써 주가는 1,000선까지 추락했고 환율은 1,500원선을 향해 치솟고 있다. 서울증시를 대표하는 초우량주가 10년 만에 하한가를 기록하고 대부분의 종목들이 몇 주 만에 반토막이 났다. 부동산시장은 갈수록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금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아닌, 한국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 CEO들은 우리 회사가 과연 망하지 않을까, 소상공인은 우리 가게가 문닫지 않을까, 샐러리맨들은 회사에서 내몰리지 않을까, 사회 초년병들은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사실 이 모든 두려움들이 점차 현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힘든 경기상황에 대비해 조직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업구조조정 뒤에는 인력 감축이 따른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순이다.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일부 중소 건설업체들은 벌써 감원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자동차ㆍ유화ㆍ철강 등 대부분 수출 주력 업종들도 감산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기가 이제 실물로 전이된 만큼 앞으로 상당기간은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위기 극복의 출발점은 우선 공포심에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사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게 탄탄하다. 금융시장은 일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모든 현상을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대응하면 공포가 공포를 낳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공포의 극복은 희망의 시작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른 사람들이 받는 쇼크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공포를 느낀다는 심리학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몇 가지 조언을 소개했다. 주식투자자들은 TV와 온라인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금융시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이 기기들이 두려움을 전이시키는 주범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혈압이 올라간다고 느껴질 때 가족 사진을 보거나 친구와 브리지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
키코(KIKO)라는 악령으로 몇 달 새 순익의 몇 배를 날렸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 회사고 뭐고 다 팽개치고 싶었지만 자신을 믿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보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한다. 단호하게 키코를 해약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마음을 바꾸자 새로운 길이 보였다는 것이다.
희망의 첫 걸음은 공포로부터의 탈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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