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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잘나가던 브라질 경제, 치솟는 물가·가계부채 덫에 빠지나

올들어 서비스 물가 8.57% 올라 인플레율 6.55%로 상한선 훌쩍<br>취약한 신용평가 속 대출은 늘어 부실 여신비율 연말 8% 점치기도<br>"브라질 경기침체땐 남미도 무너져 중남미, 위기대처 공동기구 마련을"



1998년 9월 말 브라질 재무부 청사. 당시 페드로 말란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 및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 "150억~210억달러의 긴급자금만 지원해준다면 외환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13년이 지난 현재 브라질의 외환보유액은 3,232억8,800만 달러(4월말 현재)로 불어나 중국과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7.5%로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 같은 브라질의 고속성장 이면에는 빠르게 치솟고 있는 물가와 가계대출 부실화 등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브라질은 1983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1999년 외환위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번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브라질경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솟는 물가 상승압력 "끝이 안 보인다"="비키니 왁스 값이 올 들어 12.4%나 인상됐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 브라질의 서비스 분야 물가 상승률을 빗대 이렇게 보도했다. 브라질에서는 여성들이 민소매나 미니스커트를 자주 입기에 비키니 왁스가 꼭 필요한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올 들어 브라질의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8.57%나 상승했는데 이처럼 높은 물가 상승률에는 비키니 왁스 값의 인상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브라질 전체 물가 상승률이 6.4%임을 감안하면 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여기에 비키니 왁스 값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나 뛰어올랐다. 이처럼 치솟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초 11.25%이던 기준금리를 12%까지 올렸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브라질 기준금리가 최소 13%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간 인플레율 억제 목표치를 4.5%로 설정하고 ±2%포인트의 허용한도를 두고 있다. 억제 목표치 상한선이 6.5%라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5월까지 12개월간의 인플레율은 6.55%에 달해 이미 상한선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높은 물가 상승→기준금리 인상→헤알화 강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다시 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계부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브라질의 가계 부채는 안갯속을 날아가는 비행기다." 중남미 신용평가기관인 엑스페리언 라틴 아메리카의 리카르도 루레이로 사장이 최근 브라질 가계 부채 문제를 두고 밝힌 내용이다. 브라질의 신용 거래는 최근 5년간 급팽창 하면서 전체 경제 규모의 45%에 달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브라질 가계는 소득의 5분의1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는 실정이다. 엑스페리언은 지난 5월 브라질의 소비자 디폴트는 지난 3월 대비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월별 수치로는 최고 수준이다. IMF도 2007년 이후 브라질의 대출 신청자가 100% 가까이 늘었다며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루레이로 사장은 3개월 이상 연체해 부실여신으로 분류된 여신비율이 최근 총 여신의 6.1%에 도달했으며 12월 말까지 8%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취약한 신용 평가 속에서 가계 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여신관리가 안되기 때문"이라며 "대출관리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인식과 이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 들어 5차례 인상돼 12.25%에 이르는 높은 금리도 가계 부채를 폭발 국면으로 몰아간 또 다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브라질 침체 시 남미경제 동반 붕괴=이미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이 남미 지역 전체 GDP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브라질이 위기를 맞을 경우 남미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이 브라질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브라질 신용위기 시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공동기구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브라질의 GDP 규모는 중남미-카리브 지역 전체 GDP의 4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9년에 기록한 45.8%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높다. 브라질의 고성장은 중남미-카리브 지역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질이 침체하면 모두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남미-카리브 지역 국가들은 브라질 경제의 고성장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으나 브라질의 경제활동이 침체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의 프란시스코 페헤이라 중남미-카리브 담당 차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브라질은'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내수경기가 가라앉거나 헤알화 가치가 갑자기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중남미 국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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