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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비침체의 해법
입력2005-03-24 18:10:51
수정
2005.03.24 18:10:51
최숙희<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최근 들어 카드 사용액과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면서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1월에 14.2% 증가했고 2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6.2% 증가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실업등 구조적인 문제도 요인
하지만 소비가 본격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 동안 소비침체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기간에도 지속돼 단순히 경기 사이클상의 변화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침체 요인들이 해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점진적인 소비회복이 예상된다.
소비침체 지속의 원인으로는 소비여력 감소, 가계유동성 경색, 소비심리 위축,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정부 및 기업의 신수요 창출 미흡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크게 둔화된 반면 조세ㆍ국민연금, 교육비와 통신비 등 경직적 소비지출은 증가해 결과적으로 소비여력이 줄어들었다.
둘째, 가계대출 부실화를 우려한 정부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신용불량자 문제, 가계부채 증가 및 부채상환 부담증가 등으로 가계유동성이 경색됐다.
셋째, 조기퇴직과 실업증가 등으로 고용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고 저금리의 장기화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는 등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넷째, 국내 레저와 교육서비스 산업이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취약해 해외관광ㆍ조기교육 등 해외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문화ㆍ교육ㆍ의료ㆍ법률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가 지속돼 새로운 서비스 산업의 출현을 제약했고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신상품 출시와 기존 상품ㆍ서비스의 가격인하 등 대응이 미흡해 기업과 정부가 신수요 창출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인분석을 근거로 소비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한 여섯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소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며 소비산업 육성 등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과도한 경제침체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며 소비가 장기간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삶의 질과 사회기반이 침하되는 등 안정적 성장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핵심요소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문제에 접근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목적세를 점차 폐지하는 등 소비관련 세제의 간소화와 합리화를 추진하고 생산적인 활동에 대해 감세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셋째, 서민층의 교육ㆍ주거비 부담 경감, 신용경색 해소 등 소비여력을 늘려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일자리 창출로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연금 재정비를 통해 고령화에 대한 중ㆍ고령층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다섯째, 소비촉진 분위기를 조성해 중산층 이상의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고가품과 사치제품에 대해 소비를 경원시하는 사회분위기를 해소해 국내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기업 신수요창출 노력 강화를
마지막으로 정부는 해외소비가 많은 교육ㆍ의료ㆍ레저 등의 국내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이를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침체가 심화됐던 지난 2004년에도 웰빙 등 신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했고 양질의 참신한 저가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점을 감안해보면 기업은 불황일수록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을 살려 신수요 창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은 10년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수차례 경기ㆍ소비진작책을 동원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결국 경제를 활성화하고 조직혁신, 생산성 향상 등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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