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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해 우리 바다는 중국의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다

서해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의 선장이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이 발사한 권총탄에 맞아 숨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이유로든 인명은 소중한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 서해의 우리 바다는 중국의 치외법권 지역이 아니다.

물론 중국 입장에서는 민간 선박에 공권력이 총기를 사용한 데 대해 항의할 수 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만 그렇다. 우리 관할 수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연간 약 20만여척에 이른다. 여기에서 단속된 중국 어선은 지난해 467건에 불과하다. 수도 그렇거니와 행태는 더 끔찍하다. 고정된 철망과 쇠스랑·갈고리를 동원해 단속에 저항하고 수십 척을 묶어서 대항한다. 이들에 의해 우리 해경도 벌써 두 명이나 죽었다.

목포 해경이 채증한 이번 사건의 영상자료에서도 중국 어선의 폭력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한국의 해양주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불법 어로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중국의 '침략 조업' 혹은 '지배 조업'이 오늘날 서해 바다의 현실이다. 지금도 이러할진대 더욱 부강해지면 어떤 고압적인 자세를 보일지 앞이 캄캄하다. 중국이 정녕 책임 있는 대국으로 발전하려면 최소한의 룰은 지켜야 하고 불법 어로를 스스로 단속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반성할 대목이 있다. 서해 바다의 어족자원은 수십 년간 우리 어민들이 남획을 자제하고 역대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호한 경제자산이다. 이에 대한 중국의 '침략 조업'이 올 들어 급증한 것은 세월호 참사 직후 사회적 공분을 덮으려는 포퓰리즘적 덜컥수인 '해경 해체' 선언 탓이다. 해경은 오히려 보강돼야 한다. 국민들은 정부가 중국의 무리한 압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 눈 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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