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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여행·숙박업계 '울상' 제약·유통은 '표정관리'
입력2009-10-28 19:41:08
수정
2009.10.28 19:41:08
단체예약·수학여행 줄줄이 취소 '된서리'… 학원·백화점문화센터도 운영 차질 걱정<br>백신·위생용품 특수로 3분기 매출 '껑충'… 면역력 증진시키는 건강제품 등도 불티
신종플루로 웃고 운다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의 공포로 우리 경제에 주름이 지고 있다. 여행ㆍ숙박업체들이 서리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감염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원도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회사와 면역력 증진식품회사는 표정관리를 해야 할 정도로 특수를 맞고 있다.
▦여행ㆍ숙박업계=여행과 숙박업 등은 단체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 속출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대형 여행사인 A사 관계자는 "올 들어 환율과 신종플루의 여파로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가 추석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였는데 지난주 말부터 갑자기 상황이 악화되면서 해외 여행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B여행사는 이번주 들어 전주 대비 예약은 10% 줄고 예약 취소는 10% 늘어났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 신종플루 영향을 크게 받은 지역에 대한 취소가 많다.
국내 여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상품을 취급하는 C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단풍철은 국내 여행사들의 호황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주 들어 단체 고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관광 버스와 음식점ㆍ숙박 등의 취소로 연결돼 회사가 위약금까지 물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수학여행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방의 숙박업소 및 리조트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리조트 업체인 D사의 경우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예정됐던 수학여행 예약 중 취소율이 90%에 달하며 일반 단체 예약도 10% 정도 취소됐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 회원들의 주말 예약은 아직까지 큰 변동 없지만 중ㆍ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취소로 영업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놀이공원 역시 9~10월 입장객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0~30%가량 줄어들었다. 놀이공원의 한 관계자는 "9~10월은 학생 단체 성수기인데 8월 첫 사망자 발생, 행정안전부의 각 학교 수학여행 및 체험학습 자제 요청 등으로 예약 자체가 지난해 수준에 못 미쳤다"며 "신종플루 확산이 지속되면 수능 이후 수험생단체 소풍이나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까지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학원업계=신종플루로 휴업하는 학교가 28일 205개로 전날 97개에 비해 2배 이상 느는 등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단 발병이 급증하면서 학원들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학원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현재 감염 확산 속도대로라면 앞으로 수강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오는 11월 수강생 모집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집단 휴교 조치가 취해지면 학원도 휴원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얼마나 악화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백화점 문화센터=백화점 문화센터의 어린이 강좌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롯데백화점 수도권 주요 점포들이 가을시즌을 맞아 진행하고 있는 유아 및 아동강좌의 취소ㆍ환불 사례는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점포에서 500여개의 아동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가을학기 아동강좌의 취소율이 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추석연휴 전후에는 강좌 취소율이 7~10%대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문화센터들은 아동 전용 강의실에 손 소독기를 따로 설치하고 교구나 강의실을 소독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주부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약업계=신종플루 확산의 최대 수혜업종은 제약업계다. 국내 유일의 백신제조업체인 녹십자는 계절독감과 신종플루 백신 등의 생산실적이 더해지면서 매출목표를 당초 6,1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이 덕분에 제약업계 5위 수준이던 녹십자는 올해 2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주가 역시 신종플루 본격 확산 이후 2배 이상 올랐다.
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의 신종플루 생산예정 물량은 3,200만도즈(1회 분량)로 1도즈당 8,000원으로 계산시 2,560억원 정도의 신규 매출이 발생한다"며 "신종플루를 계기로 국내외에서 '한국의 유일한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기업'으로 확실하게 부각됐다"고 밝혔다.
위생용품을 시판하는 제약사들도 혜택을 보긴 마찬가지다. 동아제약이 시판 중인 구강청결제 가그린의 경우 3ㆍ4분기 매출이 지난해 비해 이례적으로 65%나 늘었으며 중외제약의 식물성 천연 항균제 휘산기와 스프레이ㆍ비누 등 위생제품들의 3ㆍ4분기 매출이 2ㆍ4분기에 비해 200% 증가했다.
신종플루는 제약업계 영업패턴도 바꾸고 있다. 신종플루의 주된 치료부서인 감염내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A제약사의 한 영업사원은 "이전에는 진료실로 직접 찾아가 영업활동을 했지만 감염우려 때문에 지금은 가능한 병원 외 다른 장소에서 미팅 약속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병원출입이 잦은 제약 영업사원들도 '신종플루 고위험군'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전파되고 있다.
▦유통업계=온라인쇼핑몰에서는 감기부터 조심하자는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유ㆍ아동 및 임산부들을 위한 내복, 수면양말 등 실내용 보온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G마켓에서는 신종플루로 인한 두 번째 어린이 사망자가 발생한 16일 이후 열흘간 아동 내의 판매건수가 총 7만여건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또 수면양말과 조끼 등 아동용 숙면도우미 상품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만여건이 팔렸다.
신종플루에 대한 임산부들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보온효과가 뛰어난 임산부 내의 역시 지난해보다 66%가량 판매가 늘었다. 박지은 G마켓 유아동패션팀장은 "유아 내복상품은 보통 11월 중순 이후가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신종플루 여파로 10월 중순부터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 판매가 다시 불붙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신종플루 사망자가 속출하기 시작한 24일부터 27일까지 손세정제와 마스크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89.4%, 122.1%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신장률은 무려 1,124.1%와 1,416%에 달한다. 체온계 매출도 전주 대비 131.2%, 전년 동기 대비 2,767.3%나 치솟았다.
▦식품업계=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홍삼 제품은 최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한국인삼공사에 따르면 9월부터 이달까지 정관장 등 홍삼 제품 판매가 전년 대비 20%가량 신장했다.
특히 청소년 전용 홍삼인 '아이패스'의 경우 일시적으로 물량이 달려 급하게 생산량을 늘린 상황이다. 홍삼전문기업 천지양도 이달 들어 홍삼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식품업계는 또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CJ뉴트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면역 관련 지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세이퍼스 표고버섯균사체' 제품을 1~2주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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